전자 폐기물 속에서 금만 뽑아냈다
2024.03.05 12:00
수정 : 2024.03.05 12:00기사원문
최재우 박사는 5일 "섬유형 고효율 흡착제는 생산 공정이 간단하며 경제성이 높아 쉽게 산업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알갱이 모양의 소재보다 다루기 쉽고 섬유형이어서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 여러 수요 산업으로 적용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순환 경제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3380억 달러에서 2026년 약 7120억 달러 규모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폴리아크릴로니트릴(PANF) 섬유소재 표면에 알칼아민 분자를 화학적으로 고정시켜 분자 금 회수 성능과 구조적인 안정성을 동시에 높였다. 아민이 함유된 고분자섬유는 표면적이 획기적으로 넓어져 연구팀에서 기존에 개발했던 알갱이 모양의 금 흡착 소재보다 폐기물 속 금 이온 흡착 성능을 최대 2.5배까지 향상시켰다.
이 섬유형 소재는 실제 CPU를 침출해 얻은 용액에서 99.9% 이상의 금을 회수했다. 또 대부분의 폐액을 포함하는 pH 1~4의 넓은 범위에서도 100%에 가까운 금 회수율을 기록했다. 특히 용액 내에 14종의 다른 금속이온이 섞여 있더라도 오직 금 이온만 99.9% 이상 높은 순도로 회수했다. 뿐만아니라 10회 사용한 후에도 금 회수율을 91%까지 유지해 우수한 재사용성을 보였다.
최 박사는 "이 금 회수용 섬유는 효율적·친환경적으로 금속 자원 회수를 가능케함으로써 우라나라의 자원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원재료 가격 상승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영균 박사는 "향후 연구의 범위를 확장해 금 외에도 다양한 금속을 선택적으로 회수하기 위한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금속자원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자원 고갈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폐금속 자원을 재활용하는 '순환 자원'이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에서 구리, 금 등을 회수해 재사용하는 비율을 2030년까지 30% 이상으로 높이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고, 삼성전자는 비영리법인인 E-순환 거버넌스와 협력해 폐휴대폰 수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섬유형 흡착소재를 국제학술지인 '화학공학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