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위협'내세워 對中반도체 통제에 동맹국 끌어들이는 美

      2024.03.07 18:18   수정 : 2024.03.07 20: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의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한 미국 정부의 움직임이 점점 더 세밀해지고 거세지고 있다. 대중국 반도체 수출 방지를 위해 한국 등 동맹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미국의 인공지능(AI) 기술 기밀 유출 문제를 법무부 장관이 직접 나서 챙기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한국 등 더 많은 주요 반도체 산업 국가가 대중국 수출통제 대열에 참여하기를 원하며 압력을 행사중이다. 미국은 반도체 생산과 반도체장비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과 반도체 수출통제 대화를 진행중이다.
미 정부는 지난해 한국에 다자 수출통제 참여를 요청한 이후 지난달에도 대화를 지속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수출통제를 총괄하는 엘렌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지난 1월 반도체 등 첨단기술이 적국에 넘어가지 않도록 한국 등 관련 기술을 보유한 동맹과 새로운 다자 수출통제 체제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같은 달 17일에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한국과 일본, 대만 등 동맹국도 미국과 유사한 대중국 수출통제를 도입하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입장을 상무부에 제출했다.

미국 정부는 핵심 반도체장비 제조국인 일본과 네덜란드에도 중국 수출을 통제하라고 압박중이다. 두 국가는 대중 수출통제를 강화했지만 여전히 미국은 빈틈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ASML의 경우 중국에서 수출통제 대상인 장비를 수리·정비하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네덜란드 정부의 허가 과정이 느슨하다는 것이 미 정부의 입장이다.

AI와 관련된 기술 유출에는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이 직접 나섰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갈랜드 법무부 장관은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AI와 첨단 기술의 도난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 개발된 민감한 기술이 보유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강력하게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갈랜드 장관의 발언은 최근 구글에서 근무하던 중국 국적의 중국인이 구글의 AI 영업 기밀을 훔친 혐의로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된 것에 대한 것이다. 미국 검찰은 최근 구글의 AI 영업 비밀이 담긴 500개 이상의 파일을 훔친 혐의로 이 중국인을 체포했다. 이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될 경우 해당 중국인은 최대 징역 10년의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에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해 중국 등 우려국가들이 미국의 기술을 유출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시행중이다.

이와 관련, 리사 모나코 미국 법무부 차관은 지난달 "AI가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우려국을 무력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보호해야 할 목록의 첫번째는 AI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결국 오는 2025년까지 AI 등 첨단 기술을 발전시겠다는 중국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최근 미국 정보 당국은 반도체와 AI등 최첨단 지적 재산의 유출과 도난 위협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미국 국가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연방수사국(FBI) 등과 다른 정보기관들은 중국이 AI를 사용해 이전에 불가능했던 미국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비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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