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재권 무역수지 ‘역대 최대 흑자’...“자동차·2차전지 특허 수출 늘었다”

      2024.03.20 12:00   수정 : 2024.03.20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지난해 우리나라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역대 최대 흑자 기록을 세웠다. 자동차·2차전지를 중심으로 국내 대기업의 해외 지사들이 특허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늘어난 결과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와 같은 K팝 가수들의 활약과 더글로리를 비롯한 K콘텐츠 열풍도 이어지며 문화예술저작권도 역대 최대 흑자를 달성했다.



20일 한국은행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는 1억8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기준 최대 흑자로 글로벌 경기 둔화로 특허 수입이 줄고 게임산업 등이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서 부진했던 지난 2022년(-11억1000만달러) 이후 1년 만에 흑자 전환이다.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크게 산업재산권(특허 및 실용신안권, 프랜차이즈 등)과 저작권(음악ㆍ영상저작권)으로 나눠지며 모든 유형의 지식재산권 매매와 사용거래를 포괄한다.

유형별로 보면 산업재산권이 18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년(-26억2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축소됐다. 이는 해외 공장 증설, 국내 제품 수요 증가 등으로 자동차와 2차 전지를 중심으로 국내 대기업의 해외 현지 법인에 대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이 크게 증가한 데 기인한다.

저작권은 22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022년(17억4000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늘었다. 특히 음악·영상(9억5000만달러)을 포함한 문화예술저작권(11억달러)의 흑자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한류 열풍이 이어지며 국내 엔터테인먼트사의 수출이 늘고 더글로리 등 국내 드라마와 웹툰의 수출이 꾸준히 늘어난 결과다.

문혜정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장은 “지난해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최대 흑자 달성에 기여도가 큰 것은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이 크게 늘어난 산업재산권”이라며 “음악, 드라마, 웹툰 등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코로나 엔데믹 이후 해외 공연 등이 확대되면서 문화예술 저작권도 역대 최대 흑자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소프트웨어(SW) 저작권도 11억1000만달러 흑자를 내며 전년(8억6000만달러)보다 선전했으나 게임을 포함한 컴퓨터프로그램 부문은 21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게임산업 부진에도 해외자회사 IT 지원 등으로 수출이 증가하며 연간 기준 최대 적자를 기록한 2022년(-22억1000만달러)보다는 적자폭이 소폭 축소됐으나 여전히 부진했다.

거래 상대 국가별로 보면 미국(-20억9000만달러), 영국(-32억3000만 달러), 일본(-3000만달러) 등에서 적자를 봤다. 특히 대(對) 영국 적자는 특허 및 실용신안권과 컴퓨터프로그램 수입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베트남(13억6000만달러)도 현지법인에 대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 감소로 전년(17억1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줄었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중국(25억2000만 달러)에서 가장 많은 지식재산권 흑자를 냈다. 신재생 에너지 및 2차 전지 관련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이 증가한 결과다. 대 중국 흑자는 2021년 25억8000만달러 흑자에서 외자 ‘판호’(게임 유통 허가) 발급이 제한돼 게임 수출이 부진하고 무선통신 관련 특허권을 갱신으로 수입이 크게 늘었던 지난 2022년에 10억7000만달러 흑자로 급감한 바 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27억7000만 달러 흑자를 거뒀다. 특히 제조업 가운데 전기·전자제품(21억1000만달러), 자동차·트레일러(16억5000만달러) 등은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 증가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보였다.
다만 서비스업은 27억1000만달러 적자로 부진했는데 컴퓨터프로그램 수입이 늘며 정보통신업이 14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연간 기준 최대 적자를 기록한 데 기인한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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