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랐나' LG전자-SM엔터 합작 홈트 기업, 적자 지속에 고민거리
2024.03.26 06:00
수정 : 2024.03.26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LG전자와 SM엔터테인먼트가 홈피트니스 시장을 겨냥해 합작한 콘텐츠 업체 '피트니스캔디'가 2년 연속 적자에 빠져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26일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피트니스캔디의 당기순손실은 56억7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32억9000만원)과 비교해 23억원 이상 당기순손실 폭이 커졌다.
홈트레이닝 콘텐츠 사업을 영위하는 피트니스캔디는 LG전자와 SM엔터가 설립한 합작 회사다. LG전자와 SM엔터가 각각 25억5000만원(51%), 24억5000만원(49%)을 출자했다. '애플 타도'를 외치며 피트니스 사업에 뛰어든 LG전자는 2022년 5월 피트니스캔디 설립 당시 2025년 유료 회원 수 100만명, 연매출 5000억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LG전자는 서비스 앱 개발, 클라우드 구축 등 플랫폼 운영 및 기기 제작을, SM엔터는 K팝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콘텐츠 기획 등을 각각 맡았다.
그러나 피트니스캔디는 정식 서비스 개시가 지연되며 출범 초기부터 사업에 차질을 빚었다. 서비스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사이 피트니스캔디의 운영자금이 고갈되자 모회사의 자금 수혈만 이어졌다. 실제 피트니스캔디는 출범 이후 1년여간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실시한 유상증자만 모두 3차례다. 피트니스캔디는 2022년 12월 주주배정 증자 방식으로 LG전자와 SM엔터를 상대로 33억원의 자금을 받았고, 2023년 4월에는 내부 직원들로부터 3억5000만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8월에도 LG전자와 SM엔터가 다시 유상증자에 참여해 27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사업 방향에 대한 이견이 노출되며 경영진 교체 내홍도 겪었다. 2022년 9월 피트니스캔디 심우택 대표가 사임한 데 이어 김비오 부대표가 한 달 뒤 회사를 떠났다. 비상임이사에 이름을 올렸던 우람찬 LG전자 상무도 지난해 퇴임했다. 현재 피트니스캔디 수장은 명함 앱 ‘리멤버’ 운영사인 드라마앤컴퍼니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출신 이승준 대표다.
피트니스캔디는 당초 계획보다 1년 가까이 지난 2023년 7월에서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상 속 운동 미션 등을 수행하면 보상하는 사업 모델이 핵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피트니스캔디 서비스가 아직 시장에 정착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출범 당시 세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LG전자가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피트니스 사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