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인 전월세 매물만 1천여건… 세입자는 "더 싼 집 없나요"

      2024.03.25 18:20   수정 : 2024.03.25 18:48기사원문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서 전셋값 눈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 입주가 오는 11월로 가닥이 잡히면서 전월세 선 계약을 위한 집주인과 세입자가 늘고 있어서다. 1만가구가 넘는 입주 물량 대기로 집주인들은 매물 증가에 따른 전세값 하락 전 조기에 임차인 확보에 나선 반면, 세입자들은 시세 형성 이전에 더 저렴한 전세물건을 찾고 있어 온도차가 뚜렷하다.



지난 24일 둔촌동역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올림픽파크포레운 매물 접수 환영', '올림픽파크 포레온 11월 입주 전월세 계약 중' 등의 플랜카드와 문구가 붙어 있었다. 입주가 당초 내년 1월에서 두달 가량 앞당겨지면서 입도선매에 나선 집주인과 세입자를 끌기 위해서다.


A공인중개사는 "전용 84㎡ 미만 소형은 이미 전월세 거래가 됐다. 곧 거래 신고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총 1만2032가구인 대단지인 만큼 공인중개사들도 거래 기대감이 높았다.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시세표에는 전월세 계약 물건이 한쪽 현관문을 빼곡히 매웠다. 대부분 전용면적 84㎡ 이하 전월세 매물이다.

아실에 따르면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월세 매물은 올해 1월 25일 기준 1120건이다. 실제 같은 날 둔촌동 전월세 매물은 1238건으로 올림픽파크포레온 매물 비중이 절대적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세 호가는 △전용 84㎡ 전세 7억~9억원 △59㎡ 6억~7억5000만원 △49㎡ 4억5000만~5억5000만원 △39㎡ 3억8000만~4억5000만원 등이다. 다만, 최고 호가 대비 1억원은 저렴해야 거래될 것이라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 관측이다. B공인중개사는 "오는 4~5월 매물 증가 시 전세가격 하락을 예상한 전세 상담이 증가하고 있다. 다만, 임차인들은 최저가 매물 위주로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실거주 의무 3년 유예로 일반분양 수분양자들의 전월세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세입자가 다소 유리한 분위기이다.

이용택 신흥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송파구, 강동구 주민 외에도 하남시, 성남시 세입자는 매수문의가 점점 늘지만 실질적으로 계약은 많진 않다. 11월 입주가 시작되면 더 많은 물량이 나올 수 있어 전월세 시세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더 좋은 로얄층, 조망을 싸게 잡기 위한 세입자 문의는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분양 수분양자 및 조합원 중에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경우 선제적으로 세입자를 찾기 위해 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또 강남, 서초구 또는 잠실 상급지로 이동하려는 집주인 중에 전세를 내놓은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입주전 단지에서 '등기 전 전월세 계약'은 가능하다고 봤다.
하지만 계약서 작성에 주의해야 한다. 임대차 계약서에 임대인이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해 임차인에게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임차인의 손해를 배상하는 위약금 규정이 담긴 특약 적용 등을 조언했다.


신호용 법무법인 윤강 파트너변호사는 "등기가 이루어지지 않은 신축아파트에 대해 임대차 계약체결을 하면 세입자는 집주인이 신축아파트를 공급받을 자격이 있는지 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임대인의 분양계약서를 확인하고 임대인이 분양계약에 따른 분양대금을 제때 납입하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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