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1위 탈환 '원팀' 필요하다
2024.03.25 18:37
수정 : 2024.03.25 18:37기사원문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정부에 받을 반도체 보조금 규모를 물어보자 이렇게 말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에 170억달러(약 22조8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삼성전자는 60억달러(약 7조9600억원)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사인 대만의 TSMC는 4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삼성이 추가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돼 추후 투자금액 대비 보조금 수령 규모는 TSMC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가 산업을 넘어 국가 간 안보 경쟁의 무기로 활용되면서 '쩐의 전쟁'도 한층 격렬해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일본과 인도 외에도 유럽은 공장 건설비용의 40% 지원과 세액공제를, 대만은 연구비의 25%에 대해 법인세를 면제해 주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반도체 투자 혜택은 초라하다. 직전 3년간 평균 투자액을 초과하는 투자금액의 최대 10%를 추가로 세액공제해주는 '임시 투자세액공제'는 지난해 말 만료됐다. 반도체 기업에 추가로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K칩스법'은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있다.
대한민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보유국임에도 '특혜' 논란에 끌려다니고 있다. 직접 투자 보조금은 기대조차 어렵다. 삼성전자가 용인 국가첨단산업단지에 360조원을 투자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숨이 나온다. 단순히 계산해도 170억달러를 투자해 60억달러를 받는 미국에서 360조원을 투자할 경우 126조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반도체 매출 1위 기업이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불황으로 인텔에 왕좌를 내줬다. 2~3년 내에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계획이지만, 인텔은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에 총 195억달러(약 26조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기업은 이미 정부와의 '원팀'을 통해 민간 외교를 펼치며 대한민국의 국격을 끌어올렸다. 정부와 정치권이 합심해 '반도체 1위 기업 보유국'의 위상을 되찾아야 할 때다.
hoya0222@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