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위원장 "서민밀접 품목 부가세 절반 인하"…단기간 현실화 쉽지 않을 듯

[파이낸셜뉴스] 장바구니 물가 상승세가 심상찮자 총선을 앞두고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서 부가가치세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물가 관련 특단의 조치까지 언급하고 급하게 민생경제점검회의를 주재했지만 물가 불안은 여전하다.

28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고물가 대책의 일환으로 일부 가공식품 등의 부가가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동대문구 회기역에서 진행된 총선 지원 유세에서다.

한 위원장은 구체적 품목과 인하률까지 제시했다.

출산·육아용품, 라면·즉석밥 등 가공식품, 설탕·밀가루 등 식재료를 대상으로 꼽았다. 이들 서민생활 밀접 품목에 대해 부가세를 10%에서 5%로 한시적으로 절반 인하하는 것을 정부에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부가세는 비가공식품, 농산물 등 면세품목을 제외하고는 10%가 부과된다. 제품 가격에 포함돼 있어 만약 부가세를 인하하면 제품가격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만약 한 위원장의 '부가세 한시 인하' 제안이 현실화하면 1만1000원에 판매되던 가공식품이나 식료품 등을 1만500원에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시적 부가세 인하 카드는 윤석열 정부에서 처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22년 5월 단순 가공 식료품의 부가세를 한시 면제하는 대책을 내놨다. 병·캔 등에 개별 포장한 김치, 된장 등이 대상이었다.

부가세 인하는 소비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있다. 기업과 업체들이 소비자가격을 내릴 수 있어 소비활성화와 연결될 수 있다.

다만 전면적 부가세 인하는 부가가치세법 개정이 필요해 곧바로 시행되기는 어렵다. 여기에다 지난해 대규모 세수결손이 나온 상황에서 부가세 인하가 재정건전성을 해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재정당국에게는 부담이다.

정부 관계자는 "비가공식품은 법 개정 없이 면세 조치를 할 수 있지만 (가공식품 등까지) 광범위하게 부가세를 인하하는 것은 법 개정이 필요해 단기간에는 힘들다"고 밝혔다.

[e-mail] 김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