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모르는 남자와"…22살 여동생 살해하는 영상 SNS에 올렸다
2024.04.02 06:55
수정 : 2024.04.02 06: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파키스탄에서 자기 누이를 이른바 '명예 살인'하는 장면을 촬영한 뒤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이들이 경찰에 체포됐다. 영상이 퍼지자 전세계 네티즌들은 '끔찍한 일'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남성과 여러 차례 통화해서"…아버지는 방관·동생은 촬영
파키스탄 일간 돈(Dawn)과 AFP 통신 등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파키스탄 펀자브주 토바 텍 싱 마을에 사는 22세 여성 마리아 비비는 지난달 17일 남매인 무하마드 파이살에 의해 교살당했다.
사건 당시 그의 아버지 압둘 사타르는 이를 지켜보고 있었고, 또 다른 남자 형제인 셰바즈는 이 장면을 촬영했다. 셰바즈는 영상을 SNS에 올렸고, 영상은 빠르게 퍼지면서 국제적으로 공분을 샀다.
이에 현지 경찰은 수사에 들어갔고, 비비가 자연사했다는 가족 주장과 달리 살해됐다며 지난달 30일 관련 가족 용의자들을 체포했다.
현지 경찰은 살인 동기가 분명하지는 않지만, 사건 주범인 파이살이 경찰 조사에서 "비비가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과 여러 차례 영상 통화를 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며 이번 사건이 명예 살인의 모든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 내 여성 살해하는 '명예살인'…2022년 한해에만 316건
온라인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 사이프 방가시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그들을 공개적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라호리는 "파키스탄의 이슬람교가 이렇게 전 세계에 알려졌다. 그들이 얼마나 이슬람교를 사랑하는지 보여준다"고 비꼬았다.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이슬람권에서는 집안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이 여성을 살해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파키스탄 인권단체 '파키스탄인권위원회'(HRCP)에 따르면 2022년 기준 316건의 명예 살인이 파키스탄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가족을 살해한 뒤에도 이를 숨기는 경우가 많아 실제 사건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파키스탄 정부는 명예 살인을 방지하기 위해 2016년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