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 사람 다 냈다?" 의대생 휴학 신청 이틀 연속 '한자릿수'
2024.04.04 11:18
수정 : 2024.04.04 11: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유효' 휴학계를 제출한 학생이 이틀 연속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주말을 제외하고는 매일 100건 이상 증가하던 추이가 급격히 꺾인 것이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이미 휴학계를 제출할 학생은 대부분 참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개교에서 4명이 유효 휴학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집계에서 7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것보다 3명이 더 감소했고, 이틀 연속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이다.
누적된 유효 휴학 신청건수는 1만359건으로 늘었다. 이는 전국 의대 재학생(1만8793명)의 55.1%에 해당한다.
교육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발표한 이후 이어진 의대생들의 집단휴학은 주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00명 이상씩 늘어왔다. 특히 일주일 전이었던 지난달 28일에는 하루 동안 768명이 휴학을 신청하기도 했다.
전날 집계부터 휴학계를 제출한 학생이 급감한 원인은 집단행동에 참여할 학생은 이미 대부분 참여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또한 의대 증원과 관련한 갈등이 장기화되고, 정부가 동맹 휴학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의대생 또한 다소 지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육부는 휴학 신청 누적치를 1만359건으로 집계하고 있으나 실제로 휴학을 신청한 인원은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부는 학부모 동의, 학과장 서명 등 학칙에 따른 절차를 지켜 제출된 '유효' 휴학계만 집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맹 휴학은 정당한 휴학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일각에선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의대생을 대상으로 조리돌림과 강요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는 지난달 23일 SNS 계정을 통해 "일부 학교에서 복귀를 희망하거나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 학년대상 대면사과 및 소명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적었다. 교육부는 집단행동 참여를 강요받는 의대생을 보호하기 위해 '의과대학 학생 보호·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동맹휴학에 나선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 위기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대부분 의대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 학점을 주는데,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 대학가에서는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2월이었던 본과생들의 개강을 다음 달로 연기하거나, 개강 직후부터 휴강을 이어가고 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