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사회적대화 두달 됐는데 '빈손'...총선 결과에 또 '흔들'?

      2024.04.08 07:00   수정 : 2024.04.08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월 어렵게 시작한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정부 간 갈등으로 첫 회의부터 연기되는 등 대화의 첫발을 뗀지 두달이 넘었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시작도 못한 채 삐걱대고 있는 모습이다. 풀릴 듯 풀리지 않는 노정 관계 속에 향후 총선 결과가 노사정 대화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노사정 본격 첫 대화 취소...시작부터 '난항'

6일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따르면 노사정은 당초 지난 4일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특별위원회'(특위)의 첫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하루 전 돌연 취소했다.

앞서 경사노위는 2월6일 노사정 대표자급이 참여하는 본위원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 들어 첫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막을 올렸다.
이 자리에서 노사정은 경사노위 산하에 일·생활 균형위원회,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 특위 등 3개 위원회를 구성하고 사회적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 중 특위는 3개 위원회 중 가장 먼저 구성을 완료하고 4일 첫 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무산된 것이다.

특위는 노사정 부대표자들을 포함한 16명의 위원이 원청과 하청,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와 산업전환 등을 둘러싼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었다. 위원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노동연구원장과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을 역임한 이원덕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이 맡았다. 이에 노동 개혁 문제에 대해 균형 있는 논의가 오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공무원 타임오프 '복잡한' 셈법...사회적대화 무산 우려도
이처럼 특위 구성이 완료됐지만 첫 회의가 연기된 것은 노동계 대표로 참여하는 한국노총의 불참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경사노위에 별도로 만들어질 공무원·교원 근무시간 면제심의위원회(심의위) 위원 구성을 놓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개정 공무원·교원 노조법'이 시행되면서 공무원·교원 노동조합 전임자도 노조 활동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받는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가 적용되고 있다.

다만 그 상한과 인원 등을 정해야 하는 심의는 아직 위원 구성조차 되지 못한 상태다. 심의위는 노동계 추천 5명, 정부 추천 5명, 공익위원 5명 등 15명으로 구성된다. 공익위원은 경사노위가 15명의 후보 명단을 제시한 후 노·정의 의견을 반영해 5명이 최종 선정된다.

이에 경사노위는 2월 정부와 한국노총에 후보 명단을 제시했지만 한국노총은 모두 정부 편향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노동계 위원 몫을 놓고 한국노총 공무원노동조합연맹(공무원연맹)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도 회의 연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은 차라리 심의위를 둘러싼 갈등을 마치고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하에 첫 회의에 불참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사정 안팎에서는 어렵게 시작한 사회적 대화가 다시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탄압을 이유로 지난해 6월 경사노위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가 5개월 만인 11월께 전격 복귀한 바 있다.

특위 외에 나머지 일·생활 균형 위원회, 인구구조 변화 대응·계속고용 위원회 출범 시기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경사노위는 한국노총이 지난해처럼 대화의 테이블을 완전히 나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특위가 출범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급하게 서두르기보다 노동계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조율해 노사정 대화를 계속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심의위의 공익위원 구성에 노동계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조율하고 있다"며 "곧 특위가 열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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