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키움, 드디어 손현기 선발 카드 꺼냈다…만약 잘 던지면?
2024.04.09 08:11
수정 : 2024.04.09 17: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 시즌 예상보다 훨씬 잘 싸우고 있다. 7연승을 내달리며 최상위권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7연승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올 시즌에는 한술 더 뜬다. 아예 개막전에 고졸 신인을 무려 4명(이재상, 손현기, 김연주, 전준표)이나 출전시키며 새역사를 썼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가능성이 보이는 손현기를 4월 9일 선발로 예고했다. 키움 다운 과감한 선택이다.
손현기는 올 시즌 6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 한방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올 시즌 손현기의 장점은 볼넷이 고작 2개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손현기는 고교 시절 제구불안으로 순번이 급락한 케이스다. 아니었다면, 1라운드에 무난하게 들어갔을 자원이다. 그도 그럴것이 188cm에 엄청난 타점을 보유한데다 좋은 커브와 슬라이더를 지닌 ‘좌완’ 투수이기 때문이다. 이런 좌완 투수의 값어치는 금값이다. 이런 선수가 2라운드 6번까지 내려갔다는 것은 손현기가 얼마나 심각한 부진에 빠졌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키움 히어로즈에 들어와서 손현기는 환골탈태했다. 포심의 구속은 148km까지 치솟았고, 힘을 빼고 던지지 않아도 포심이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188cm에서 떨어지는 커브와 슬라이더의 각도 좋다. 평균 투구수도 15개가 채되지 않는다. 충분히 이상적이다.
손현기는 지명 당시부터 선발감으로 꼽혔던 선수다. 이유는 2가지 정도다.
기본적으로 손현기는 공을 가볍게 던질 줄 아는 선수다. 몸을 최대한 사용하는 와일드한 투구보다 가볍게 공을 던지는 선수이기에 많은 공을 던지기에 유리하다.
두 번째는 변화구가 좋다. 프로에 입문하는 대다수의 선수가 변화구에서 한계를 보이지만, 손현기는 고교 시절 변화구에 유독 강점을 보였다.
세 번째는 큰 신장의 왼손 투수라는 점이다. 손현기는 익스텐션보다는 타점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다. 경기 중후반에 스피드가 좀 떨어지더라도 타점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타자들을 상대하기가 수월하다.
하지만 타점이 낮은 선수들은 스피드가 떨어지면 크게 맞는 확률이 높다는 것이 정설이다. 키움도 이런 손현기의 장점을 알기 때문에 더욱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못던져도 사실 큰 리스크는 아니다. 7연승 후 1패이기 때문에 키움 입장에서는 큰 데미지가 아니다. 키움으로서는 '최상의 분위기' 속에서 '가장 부담 없는 경기'에 손현기를 투입하게 되었다. 만일 호투라도 하게되면 키움 입장에서는 엄청난 미래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현재까지 키움과 손현기의 궁합은 최고다. 손현기는 짧은 시간에 결코 쉽게 고치기 힘들다는 스피드업 + 제구력 이슈를 동시에 해결했다. 그만큼 팀과 궁합이 맞는다는 이야기다.
가능성만 보여줘도 충분하다.키움 히어로즈는 또 한 명의 미래를 이번 경기를 통해서 얻을 수 있게 될까.
만일 이날 선발 등판 마저 잘 던지게 된다면 프로야구 전체가 손현기를 주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2024시즌 신인왕 후보로서 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