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부실·석화업계 불황'에 신보, P-CBO 손실 ↑
2024.04.15 05:00
수정 : 2024.04.15 14:36기사원문
신보 보증 1년 만에 손실 위기...'모기업 있는데...신보가 왜 나서나' 회의론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설이 나오는 건설사, 장기 불황이 예상되는 석유화학기업 기업이 신보가 보증을 제공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를 대거 발행해 향후 손실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수달 사이 위니아, 태영건설 등이 기업회생절차, 워크아웃 신청을 하면서 신보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태영건설의 상장채권이 이달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신보가 보증한 태영건설의 P-CBO도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2월 보증을 선 지 약 1년 만에 휴지조각을 떠안는 격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위니아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위니아의 P-CBO 채권도 D등급 처리됐다.
P-CBO는 자체 신용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로, 2013년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 중 하나였다. 여러 기업의 회사채를 한데 묶어 채권 풀(pool)을 구성한 후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을 받아 신용등급을 A등급으로 높임으로써 투자를 유도한다.
그러나 신보는 최근 몇 년 사이 P-CBO 지원대상을 코로나 사태 영향을 받은 업종까지 확대했다. 여기에 어려워진 대기업 계열사까지 포함했다. 시장에서는 모기업이 든든한 대기업 계열사에 모기업이 아닌 신보까지 보증을 서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이에 신보 관계자는 "당시 코로나, 레고사태 등 시장위축으로 대기업 계열사조차 어려워졌다"면서 "이에 중소기업 연쇄도산 우려가 있어 시장안정을 위해 정부정책의 일환으로 대기업 관련 지원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건설업, 석화기업 등 비우량채 대거 보증 ...신보 손실 눈덩이 우려
문제는 최근 몇 년 사이 PF 위기설이 짙어진 건설채, 장기불황이 예상되는 석유화학기업의 P-CBO가 대폭 늘면서 신보 손실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커진 상황이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 계열사의 업황이 좋지 못한 기업들 대부분이 P-CBO 활용도를 높인 결과다.
최근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대보건설 P-CBO 잔액은 510억원 수준이다. 한신평은 지난 달 대보건설에 대해서 신용등급 BBB-를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PF 관련 불안한 기업으로 꼽히는 건설사 한신공영의 P-CBO 잔액도 750억원 수준이다. 한신공영도 지난 2월 한신평(BBB-)과 한기평(BBB0)에 의해 신용 등급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아졌다. 지난달 A0에서 A- 등급으로 강등된 신세계건설 P-CBO 잔액은 200억원 수준이다. 이 밖에 대우건설의 P-CBO 잔액은 1500억원. 롯데건설의 P-CBO 잔액은 1000억원 수준이다.
부채비율 5000%로 신용등급 강등까지 이뤄진 효성화학의 P-CBO 잔액은 1500억원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나이스)신용평가는 효성화학이 영업손실 누적으로 재무안정성 저하됐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내린 바 있다. 여천NCC P-CBO 잔액도 1000억원 수준이다.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현물출자 방식으로 설립한 회사로 업황 부진으로 상황이 좋지 못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여천NCC는 2018~2021년 배당금 지급 부담(연평균 배당금 지급액 약 4000억원), 나프타분해시설(NCC) 확장과 부타디엔(BD)공장 신설(총 투자금액 9162억원)을 추진하면서 차입금이 지속적으로 늘었다. 순차입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9659억원에 이른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