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린 심상정, 정계은퇴 선언…"대한민국 조금이나마 진보됐다 믿어"

      2024.04.11 12:20   수정 : 2024.04.11 12: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심상정 녹색정의당 의원이 11일 눈물을 흘리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22대 총선에서 녹색정의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한 석도 얻지 못했고, 자신을 비롯한 지역구 도전 후보들도 모두 낙선하자 이같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녹색정의당 원내대표인 심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결과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21대 국회의원 남은 임기를 마지막으로 25년간 숙명으로 여기며 받들어온 진보정치의 소임을 내려놓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저는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무엇보다 제가 소속한 녹색정의당이 참패했다"며 "오랫동안 진보정당의 중심에 서온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아울러 심 의원은 "그동안 적박한 제3의길에 동행해주시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국민 여러분께 통절한 마음으로 고개숙여 사죄드린다"며 "또 작은 정당 소속인 저 심상정에게 3번이나 일할 기회 주시면서 큰 사랑 보내주신 덕양(경기 고양갑) 주민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일하는 내내 행복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자신의 25년 정치 인생을 돌아보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심 의원은 "돌이켜보면 진보정당 25년은 참으로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하루하루가 벅차지 않은 날이 없었고, 한걸음 한걸음이 수월하지 않았다"며 "수많은 분과 지지자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오늘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며 울먹였다.

특히 심 의원은 "저는 지난 25년간 오로지 진보정치 한길에 생을 바쳐왔다"며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 정치를 시작했고 더 큰 꿈,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향해 매진해왔다"고 전했다. 심 의원은 이어 "극단적 진영 대결의 정치 틈새에서 가치와 소신을 지키려는 제 소신은 번번히 현실 정치에 부딪혔고 때로는 무모한 고집으로 비춰지기도 한 것 같다"며 "그러나 그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기에 우리사회의 약자와 보통시민의 권리가 개선되고 대한민국의 사회가 조금이나마 진보됐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제가 온몸으로 진보정치의 길을 감당해 온 것에 후회는 없다"며 "그렇지만 잠재력을 갖춘 훌륭한 후배정치인들이 마음껏 성장할 수 있도록 진보정당의 지속가능한 전망을 끝내 열어내지 못한 것이 큰 회한으로 남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심 의원은 "저는 이제 한 사람의 시민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며 "지금까지 진보정당의 한계와 책임은 부디 제가 떠안고 가도록 허락해주시고 녹색정의당의 새로운 리더들이 열어갈 미래 정치를 따뜻한 마음으로 성원해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눈물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당원들이 생각나서..."라고 말끝을 흐리며 회견장을 떠났다.

ming@fnnews.com 전민경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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