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7개월 만에 최고”...美 CPI 쇼크에 ‘출렁’
2024.04.11 16:01
수정 : 2024.04.11 16:01기사원문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2원 오른 1364.1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 상승세는 미국 3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5%로 시장 예상치(3.4%)를 상회한 데 기인한다. 전월과 비교해도 0.4% 오르며 예상치(0.3%)를 넘어섰다. 이는 주거비가 전년 동월 대비 5.7% 상승하고 에너지 가격 지수가 같은 기간 2.1% 상승하며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오름세를 기록하는 등 큰 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도 시장 예상치(3.7%)를 뛰어넘은 3.8%를 기록했다.
특히 근원 CPI에서 임대료 등 주거비까지 제외한 ‘슈퍼코어(초근원) 인플레이션’도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하며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3개월간의 슈퍼코어 CPI를 연율로 환산하면 8%가 넘는다. 연준 이사들이 최근 주거비 상승을 일시적인 문제로 보고 핵심 항목만 추린 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을 주목하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연준의 물가 고민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CPI 쇼크에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 연준의 금리인하 개시 시점은 6월에서 9월로 늦춰졌다. 당초 6월 피벗(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이 56% 수준이었으나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직후 18.6%까지 떨어졌다. 이에 달러화지수도 미 CPI 발표 직전 104.15에서 10일(현지시간) 105.25까지 1.1% 올랐다.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향후 달러화 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최진호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미국 헤드라인 CPI가 3월처럼 전월 대비 0.4% 상승하는 추세가 이어진다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4·4분기까지 밀릴 수 있다”며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380원 수준을 찍고 내려올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물가가 진정되지 않으면 상방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