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지연에 장기채 ETF 내리막

      2024.04.14 18:39   수정 : 2024.04.14 18:39기사원문
미국의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옅어지면서 장기채권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이 곤혹스러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금리인하 시점이 늦춰지는 분위기에 주가가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금리인하가 당초 예상보다 축소돼 1~2회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장기채권 ETF들의 올해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국고채 30년물 ETF인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는 -7.04%, 'KODEX 국고채30년액티브'는 -4.26%로 나타났다.
금리가 하락하면 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지만 한국은행이 10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하는 과정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이 났다.

미국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ETF 역시 비슷한 처지다.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는 올해 들어 20% 넘게 하락했고, 'SOL 미국30년국채액티브(H)'도 10% 이상 내렸다. 지난 2월 말 상장된 'TIGER 미국30년국채프리미엄액티브(H)'의 주가는 9470원으로 상장 당일 종가(9970원)보다 낮다.

특히 지난주 장기채권 ETF들의 낙폭이 가파르게 나타났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금리인하가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때문이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연방은행 총재를 비롯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연이어 금리인하에 신중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CPI 발표 이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4.5%)을 넘어 4.593%까지 상승하고,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30년물 금리가 3.388%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의 주가는 지난 11일 4개월 만에 6만원대로 내려선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장기채권 투자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미래에셋증권 민지희 연구원은 "유가 흐름, 인플레이션과 고용 등의 지표를 확인하며 당분간 금리하락이 제한될 수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미국 장기채권에 대한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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