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주연상 6번 받았다고 "은퇴나 해라" 요구 받은 명배우..연기력 혹평까지
2024.04.18 10:47
수정 : 2024.04.18 10: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배우 양조위가 61살의 나이로 홍콩금상장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가운데 동년배 감독이 젊은 세대를 앞세워 양조위에게 '수상거부'를 종용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6일 61살의 나이로 홍콩금상장영화제에서 여섯 번째 남우주연상을 받은 양조위에게 홍콩 영화 감독 왕정(69)이 “젊은 세대를 위해 물러날 때가 됐다”며 "사실상 은퇴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양조위가 2023년 영화 '골드핑거'로 지난 14일 42회 홍콩금상장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다음날 나왔다.
한국에서도 개봉 중인 영화 ‘골드핑거’는 양조위와 유덕화가 주연을 맡았으며, 홍콩의 중국 반환 이전에 있었던 실제 사건을 그렸다. 양조위는 불법으로 악명높은 기업의 대표 역할을 맡았으며, 반부패 수사관 역은 유덕화가 연기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왕정 감독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내가 양조위라면 수십 년 전 젊은 세대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상을 받지 않겠다고 말한 홍콩의 유명한 배우이자 가수인 앨런 탐이나 장국영의 행로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조위의 연기에 대해 "영화 '2046'이나 '색계'에서 보여줬던 절제된 연기보다 훨씬 과잉된 연기였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왕정 감독의 양조위 영화제 수상 은퇴 요구 발언은 중국 소셜네트워크 웨이보에서 1억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중국 누리꾼들은 "나이든 배우들이 은퇴를 하면 젊은 세대들에게 기회가 돌아갈거 같냐" "누군가의 포기로 젊은세대가 받는 것은 옳지 않다" "스스로의 능력으로 받아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왕정 감독은 일부 팬들로부터 "(양조위보다) 나이가 더 많은 당신이나 은퇴 해라"는 역풍을 맞기도 했다.
한편, 홍콩 영화계를 대표하는 양조위는 그동안 1995년 '중경삼림', 중경삼림’, 1998년 '해피 투게더', 2001년 '화양연화', 2003년 '무간도' , 2005년 '2046' 등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해외에서 영화 촬영 중인 양조위를 대신해 아내인 배우 유가령이 대리 수상했다. 왕정 감독은 2010년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