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글로벌 네트워크' 삼성의 미래 키운다
2024.04.29 06:00
수정 : 2024.04.29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핵심 사업을 키우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해결사'를 자처하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20년 삼성전자가 이동통신 세계 1위 버라이즌과 계약에 이 회장의 네트워크가 큰 힘을 발휘했다. 이 회장의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와의 인연으로 삼성전자는 7조9000억원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 계약을 따냈다.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한국을 찾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승지원에서 만찬을 나누며 AI와 확장현실(XR) 관련 사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2위인 만큼 메타가 개발 중인 차세대 언어모델(LLM) '라마 3' 구동에 필요한 AI 칩 생산과 관련된 협력 방안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과 저커버그 CEO는 미국 하버드대 동문으로,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시 저커버그 CEO가 추모 이메일을 보낼 정도로 개인적인 친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에는 피터 베닝크 ASML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을 잇따라 만나며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제2의 반도체 신화' 토대를 마련하고 있는 바이오 분야에서도 이 회장의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십분 활용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동부에서 호아킨 두아토 J&J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등 바이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글로벌 CEO들과 연쇄 회동하며 파트너십을 공고히 했다.
그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영업이익·수주를 달성했다. 위탁 생산 분야에서 세계 1위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글로벌 톱20 제약업체 중 14개 기업을 고객사로 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하고, 생산능력 초격차를 위해 현재 5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르도 이 회장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는 삼성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외 협력사 생태계 강화와 상생 협력 체계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삼성의 일본 내 협력회사 모임인 'LJF' 정례 교류회를 주재하며 미래사업 전략을 공유하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LJF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일본 내 반도체, 휴대폰, TV 등 정보기술(IT) 업계 기업들과의 협력 구축을 제안해 1993년 시작된 모임이다.
2021년 1월에는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설비 반입식에 원익IPS, 솔브레인, 피에스케이, 동진쎄미켐 등 협력사 대표들을 초대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 육성과 상호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함께 하면 미래를 활짝 열 수 있다"라며 "삼성전자와 협력회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