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파운드리 강화’ 행보… 獨 자이스 찾아 EUV 등 협력

      2024.04.28 14:00   수정 : 2024.04.29 11:24기사원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독일로 향했다. 칼 람프레히트 자이스그룹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성능 개선과 수율 향상 등을 위한 첨단 반도체 장비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향후 자이스가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구축하면,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경쟁력 제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에 위치한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 CEO 등 경영진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자이스는 2000개가 넘는 극자외선(EUV) 관련 핵심 특허를 보유한 글로벌 강확 기업으로, 반도체 생산에 협력이 필수적이다.
반도체 초미세공정 핵심 장비인 네덜란드 ASML의 EUV 노광장비 1대에 탑재되는 자이스 부품은 3만개가 넘는다.

이 회장은 송재혁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남석우 삼성전자 DS부문 제조&기술담당 사장 등과 자이스 공장을 방문해 최신 반도체 부품과 장비가 생산되는 모습을 직접 살펴봤다. 이후 자이스 경영진과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와 양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에 대한 논의했다.

이 회장의 자이스 방문은 파운드리와 메모리 사업 경쟁력 강화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EUV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시장을 주도하고, 연내에 EUV 공정을 적용해 6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실제 삼성전자와 자이스는 이날 "EUV 기술과 첨단 반도체 장비 관련 분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자이스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의 △성능 개선 △생산 공정 최적화 △수율 향상을 달성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이스는 2026년까지 480억원을 투자해 한국에 연구개발(R&D)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에 R&D 거점이 마련되면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협력을 한층 강회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미세공정 핵심 '수율' 향상 기대

메모리 반도체를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사업 분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022년 세계 최초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양산에 성공하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향후 3나노 이하 파운드리 시장 성장률은 64.8%로, 전체 시장 성장률(연평균 13.8%)를 크게 상회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아직 대만 TSMC와 삼성의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가 크지만, 향후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경쟁력을 보유한 삼성의 수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자이스와의 협력으로 삼성전자의 '수율' 측면에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TSMC보다 수율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년부터 반도체 공정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트윈' 기술도 시범 적용할 예정이다.

자이스는 반도체 공정의 첫 단추이자 수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포토마스크' 공정제어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단층 촬영과 계측 등을 통해 불량을 확인할 수 있고, 작은 결함조차 찾아낼 수 있어 삼성전자 반도체 수율 향상이 기대된다.

이 회장은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고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 2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의 만남을 갖고 AI반도체와 XR(확장현실)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피터 베닝크 ASML CEO, 지난해 5월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과 잇따라 만나며 미래 협력을 논의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독일 방문 이후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방문해 비즈니스 미팅과 유럽시장 점검 주재원 간담회 등을 일정을 소화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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