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찾은 민주..'채상병 특검법' 5월국회 처리 압박 강도 높인다

      2024.05.01 06:00   수정 : 2024.05.01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방문해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과 관련해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채상병 특검법'의 5월 임시국회내 처리를 추진 중인 민주당은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하는 등 정부를 향한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민주 "이 비서관 증거인멸 가능성, 수사 신속 진행해야"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와 강준현 부대표, 김승원 법률위원장, 윤영덕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전날인 4월 30일 경기 과천 공수처 청사를 찾아 이 비서관 등에 대한 수사 촉구서를 접수했다.



최근 국방부 감찰단이 경북청으로부터 수사결과를 회수한 날 이 비서관이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철저한 조사를 연일 압박하고 있다. 박주민 수석부대표는 접수에 앞서 "이 비서관은 현직에 있기 때문에 만약 마음을 먹는다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증거인멸을 할 수 있어서 수사를 신속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승원 위원장 역시 "이 비서관이 마음을 먹는다면 외압 관련한 대통령실의 모든 기록을 다 삭제할 수 있는, 증거를 인멸할 수 있는 권한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휴대전화를 포렌식해서 '자료없다'에서 끝날 게 아니라, 증거 인멸을 했는지도 수사 대상이 되어야 한다. 엄중하고 치밀하게 수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강준현 부대표는 "외압의 몸통은 분명 대통령실"이라며 대통령실을 정조준했다. 강 부대표는 "왜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면서까지 도피시켰나. 무엇이 두려워 사건을 은폐축소하나"라며 "날 위해 헌신한 군인, 누군가의 아들인 청년이 왜 순직할 수밖에 없었는지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것만이 채상병의 고귀한 생명을 헛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영덕 공동대표도 "전방위적이고 조직적으로 수사 외압이 진행됐다는 것이 여러가지 드러나고 있다"며 "공수처는 국민이 부여한 역할을 제대로 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 역시 추진할 방침이지만, 특검 준비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공수처가 특검 수사 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수사를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채상병 특검 추진-오동운 청문회..5월 대치국면 '험난'
한편, 민주당은 이달 중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역시 벼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약 3개월간 공석이었던 공수처장에 오동운 변호사를 후보자로 지명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야당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여권이 추천한 후보군 중 지명자를 선택했다며 "공수처를 외풍으로부터 지키며 공정한 수사를 이끌 수 있는 인물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또한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최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해병대원 사망사건 윗선개입 특검을 요구하니까 수사가 탄력받았고, 이 시점에서 오 후보자를 지명한 것을 봤을 때 '특검 방어용' 아니냐는 얘기가 (회의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오 후보자는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히 수사에 임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당장 오는 2일에는 본회의를 열어 채상병 특검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 30여명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진표 국회의장을 향해 "5월 2일 본회의를 개최해 국회의장으로서 의무를 다하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회의장께서 이를 거부할 경우 국회법 위반 사안이며,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 의장으로 역사에 남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본회의가 열리지 않을 경우 김 의장의 해외순방 출국을 막겠다는 의지다.


이같은 배경에 따라, 21대 국회의 마지막 한 달인 이달까지 채상병 사건을 둘러싼 여야의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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