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쇼크 만회할 열쇠는 '뉴진스'...하이브, '민희진 감성'에 기댄다

      2024.05.04 05:00   수정 : 2024.05.04 14: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의 지배구조 싸움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하이브가 실적 악화 사태에 직면했다. 증권업계는 결국 핵심 지식재산권(IP)인 뉴진스의 활동 여부와 하이브의 자체 역량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영업익 70% 감소 '쇼크'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이브는 올해 1·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4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2.6% 감소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12.1% 줄어든 3609억원을 기록했다.

대체로 기존에 전망된 주요 증권사들의 예상 수치를 하회했다는 분석이다.


우선적으로 기존 아티스트의 음반 활동이 전년동기 대비 적었다. 1월 TWS(플레디스), 3월 아일릿(빌리프랩) 등 2개의 신인 그룹 데뷔로 초기 비용도 발생했다. 음반·음원 매출은 14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줄었다. 위버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전원의 군입대 공백에 920만명으로 감소했다. 세븐틴, 엔하이픈, 앤팀의 국내외 콘서트 성과 확대는 눈에 띈다. 공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4.5% 늘어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한국투자증권 안도영 연구원은 "기존 라인업들의 컴백 일정이 적었던 반면 투어스, 아일릿 등 신인 2팀의 데뷔 관련 비용이 인식되며 영업이익이 부진했다"고 판단했다.

유안타증권 이환욱 연구원도 "주력 아티스트의 활동 공백으로 전년 대비 역성장이 불가피했고 2팀의 신인 IP 론칭 비용 가중 및 국내외 레이블 인수에 따른 상각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다"고 진단했다.

■어도어 이슈에 투자심리 약화
민 대표와 관련한 공방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에 따라 기업 이미지 훼손도 단기적으로는 불가피하다.

하이브의 주가는 분쟁이 수면위로 드러난 시점인 지난 22일 7% 넘게 하락하는 등 약 일주일간 13.23% 하락했다.

현재 하이브는 법원에 임시주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을 접수한 상태다. 임시주총 개최까지 최소 8~9주가 소요될 예정으로 주가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하나증권 이기훈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보면 핵심 쟁점 사항은 어도어 경영진의 배임 여부 혹은 해임을 결정할 만큼 충분한 근거가 있는가 여부다"라며 "법적인 판단을 기다려봐야 하지만 이런 이슈들이 외부적으로 표출되면서 또 한 번의 기간 조정이 이어진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오지우 연구원은 "하이브의 주가 20만원은 역사적 밴드 하단이다"라며 "최근 불거진 어도어 관련 이슈에 투자심리가 악화된 영향으로 이번 사안만 잘 해소된다면 올해 실적이나 퍼포먼스 측면에서 동사에 대한 추가적인 우려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핵심 자산 뉴진스에 이목 집중
하이브 주가 향방을 결정할 핵심 요인은 결국 뉴진스의 향후 활동 여부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새 앨범을 발표한 뉴진스는 사전예약 주문 및 뮤직비디오가 일정대로 발표된 만큼 6월 활동까지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및 내년 계획에 대해서는 2025년 월드투어가 예정돼 있어 음반 발매가 필수 선행 조건인 상황이다.

활동 계획이 2~3개월 정도 늦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도 있지만 내년 월드투어를 감안한다면 1~2개의 음반이 추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 2025년까지 활동은 이어질 것이란 증권가 관측이 나온다.

대신증권 임수진 연구원은 "민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뉴진스의 팬덤은 팬심을 앨범 구매로 보여주자는 여론을 형성했다"며 "대중의 관심도까지 크게 확대된 만큼 이번 음반 판매량은 기존 예상치를 상회할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임 연구원은 또 "최근 팬덤의 경쟁심리가 약해지는 추세 속에서 뉴진스 팬덤의 경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팬덤 결속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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