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명 증원은 깜깜이 밀실 야합"..의대교수협 반발
2024.05.04 17:06
수정 : 2024.05.04 17:06기사원문
우리나라 40개 의대가 전부 가입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사법부가 요구한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정부의 근거 자료를 명백히 공개해야 한다고 4일 주장했다.
전의교협은 이날 서울대 의대에서 '한국 의학교육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를 진행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투명한 자료 공개를 촉구했다.
앞서 의료계가 낸 의과대학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과 관련해 서울고등법원은 이달 10일까지 정부가 2000명 증원의 과학적 근거 자료와 현장실사를 비롯한 조사 자료, 대학별 배분 관련 회의록 등을 제출하고 재판부의 인용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모든 절차를 진행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전의교협은 이날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공정하고 과학적이며 수없이 많은 의료 전문가가 검토하고 만들었다는 수천장의 자료와 회의록을 사법부에 제출하고 명명백백히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의교협은 "2000명 증원 시 부실 교육 위험이 크다는 전의교협의 경고를 사법부가 인정한 것"이라며 "그러나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일 법원 결정을 무시하고 아무 자료도 제출하지 않은 채 의대 모집인원 제출 현황을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의대교수들은 2000명 증원과 배분이 과학적 근거가 없는 '깜깜이 밀실 야합'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2000명 이라는 숫자를 두고 일각에서는 과학적 근거 없는 '미신' 등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전의교협은 "정부는 의료농단, 교육농단에 이어 이제는 이를 감추기 위해 재판부 결정을 무시하면서까지 사법부를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의교협은 향후 의학회 등과 함께 정부가 제시한 의사 수 추계 모형의 타당성, 예산 및 투자 현실성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국내외 전문가 30~50명과 함께 정부 근거 자료를 분석하고 타당성 여부 등에 대해 비판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의교협은 "잘못된 정책은 스스로 인정하고 수정하면 된다"며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부는 입학정원 확대 및 배분 절차를 당장 중지하고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사법부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법원에서 요구한 수준의 자료는 최대한 정리해서 낼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