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 외국인 매물 주의보
2024.05.06 18:22
수정 : 2024.05.06 18:22기사원문
6일 HD현대마린솔루션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기관 투자자가 배정받은 총 195만8067주 가운데 195만7267주(99.9%)가 미확약 물량이다. 단 800주(0.1%)만 의무보유(락업) 확약을 걸었으나 이마저도 15일에 불과하다.
반대로 상당수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장기간 의무보유를 약속했다. 국내외 기관에게 배정된 물량(489만5052주) 중 국내 기관은 총 291만337주(60%)를 받아갔다. 이 가운데 92.1%가 최소 15일에서 6개월의 의무보유 확약을 맺었다. 6개월 이상 장기확약 비율이 50%(145만주)로 가장 높았다. 특히 연기금 등은 109만주를 6개월간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3개월 확약 비중은 35.6%, 1개월은 6.23%에 달했다.
의무보유를 약속했지만 예상보다 물량을 적게 배정받은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볼멘소리를 터뜨리고 있다. 국내 기관은 배정 물량을 더 받기 위해 의무보유 확약을 경쟁적으로 신청했지만 해외 기관은 99%가 미확약임에도 물량을 대거 가져갔기 때문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몸집이 큰 해외 기관과 6개월 확약을 써낸 연기금에 물량 배정이 쏠리다 보니 소형 기관들은 많이 받지 못했다"며 "가격을 높여쓰거나 초일가점 혜택이 무의미했다"고 전했다.
매년 '대어급' 공모주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국내 기관과 해외 기관 사이의 물량 배정 역차별 논란은 계속돼왔다. 해외 기관들은 통상 수요예측 참여시 의무보유 확약을 걸지 않음에도 물량 배정에서 '쏠림' 현상이 나타나 상장 첫날 '매도 폭탄'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해외 기관에 배정한 물량(390만주) 가운데 334만주(85.7%)를 미확약 기관에게 배정했다. 3~6개월 장기확약을 내건 해외 기관 비중은 고작 0.02%에 불과했다. 국내 기관의 82%가 15일 이상 의무보유 확약을 맺은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는 두산로보틱스 상장 당일 모두 165만8035주를 팔아피웠고, 최소 430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오는 8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다. 상장 당일 유통가능한 주식 수는 441만주로, 전체 상장주식의 9.9%로 해당한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