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 공사비 갈등 최고조..."실제 조정까진 배임 이슈 넘어야"

      2024.05.06 18:44   수정 : 2024.05.07 08:51기사원문


민간참여 공공주택의 공사비 갈등 해결사로 나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정위원회'에 대한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치솟는 공사비 등을 반영하기 위해 지난해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PF조정위원회를 가동시켰지만 실제 조정안이 도출된 경우는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비 증액 시 해당 공공기관이 자칫 배임 논란에 휩싸일 수 있어서다.



6일 업계와 국토부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마감한 '민관합동 PF조정위원회' 2차 접수에 50여건이 신청했다. 대부분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장으로 DL이앤씨, GS건설, 계룡건설, 금호건설 등 다수의 건설사가 신청했다.


A건설사 관계자는 "1차 때 신청하지 않은 민간참여 사업장 대부분이 접수했다"며 "민간참여 외에 공공지원 민간임대도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민간참여 공공주택의 공사비 분쟁조정, 사업기간 연장 등을 조율하기 위한 '민관합동 PF조정위원회'를 재가동했다.

지난해 10월 '민관합동 PF조정위원회' 1차 때도 총 34건이 접수됐다. 이 중 민간참여 공공주택(24건) 비중이 70%를 넘었을 정도로 공사비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민간참여 공공주택은 총 53곳으로, 5만여가구에 이른다. 공사비 증가로 인한 건설사 손실액은 1조원대로 추산된다.

공사비 조정 가이드라인까지 나왔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1차 조정위에 올라온 24건의 프로젝트에 대해 공사비 상승분의 일정 부분을 공공이 부담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지방공사와 민간사업자가 조속히 협의해 착수할 것을 권고했다. 조정안이 나온 지 5개월가량 됐지만 공사비 증액 시 공공기관 배임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지침이 나오지 않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임에 대한 지침이 내려와야 하는데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공사비를 올려주면 배임으로 몰리는데 어느 공공기관이 협의를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국토부는 잘 해결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라며 "배임 논란이 명확히 마무리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정위가 마련한 조정안에 대해 공공·민간 모두 동의한다는 것을 공문을 받아 조정 0건은 사실이 아니고, 배임문제 해결을 위해 사업장별로 공사비 인상분을 뽑으면 (감사원) 사전컨설팅도 해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공사의 경우 공사비를 추가 지원해도 공공기관 평가시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식 발표도 했다"며 "훈령으로 운영되는 조정위 2차에 더 많은 업체들이 신청했다는 것은 그만큼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법정위원회 격상도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jb@fnnews.com 이종배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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