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사태에 신탁영업 위축… 은행들 방카·외환으로 눈돌려
2024.05.07 18:18
수정 : 2024.05.07 18:18기사원문
■ELS 판매 중단한 銀, 신탁 수익 급감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시중은행들은 방카슈랑스 판매와 외환수수료 수익을 통해 신탁 부문 수익 감소를 메웠다.
KB국민은행의 1·4분기 경영실적의 경우 국민은행 순수수료이익은 300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신탁부문 순수수료이익이 570억원에서 470억원으로 1년새 100억원 줄었다. 반면 방카슈랑스 수수료이익이 33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뱅킹업무 수수료이익이 48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었다.
신한은행의 경우 수수료이익이 2641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1.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탁 수수료이익이 453억원에서 431억원으로 4.9% 감소한 반면, 방카 수수료이익이 87억원에서 183억원으로 11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 수수료이익 또한 361억원에서 431억원으로 16.5% 늘었다.
하나은행에서는 뱅킹 수수료 등을 통해 신탁 부문 수수료이익 감소를 보완했다. 하나은행의 1·4분기 경영실적 팩트북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수수료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7% 증가한 2478억원을 기록했다. 뱅킹 수수료이익이 169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2%, 전기대비 48.1% 뛰었다. 방카슈랑스 수수료익의 경우 15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7.1% 줄었지만, 직전 분기에 비해서는 19.8% 증가했다. 하나은행 신탁 부문 수수료이익은 477억원으로 1년 새 6.6% 줄었다.
농협은행 또한 신탁 수수료이익이 지난해 1·4분기 475억원에서 올 1·4분기 396억원으로 16.6% 감소하면서 은행 수수료이익이 5.8% 빠졌다.
판매금액이 400억원대로 ELS 손실 사태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우리은행에서는 주가연계신탁(ELT) 등을 포함한 신탁 수수료 이익이 오히려 늘어났다. 우리금융 1·4분기 경영실적 팩트북에 따르면 우리은행 신탁 수수료이익은 4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9% 증가했다. 다른 시중은행들이 ELT 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수수료이익이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우리은행은 ELT 상품 판매를 중단한 다른 은행들과 달리 ELT 상품을 계속 판매 중이다.
우리은행은 방카슈랑스 수수료이익 또한 220억원에서 280억원으로 29.1%, 펀드 수수료이익을 90억원에서 110억원으로 25.1% 각각 늘리면서 자산관리부문 수수료이익을 1년 새 18.2% 끌어올렸다.
■WM 특화채널로 비이자이익 확대
이런 가운데 은행들에서는 ELT 뿐 아니라 채권과 펀드, 방카슈랑스 등으로 투자상품 라인업을 다각화하는 한편 비특정금전신탁으로 발을 넓혀서 WM 시장 경쟁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서울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에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KB골드앤와이즈 더퍼스트 2호점 문을 열고 프라이빗뱅커(PB) 부문에 힘을 주고 있다. 신한은행은 고객니즈 및 자산규모에 따라 각 고객군에 맞춘 개인자산관리(PWM) 사업모델을 운영 중이며,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에 '신한 신탁라운지'를 개설해 유언대용신탁 등을 강화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상속 플랜 설계부터 유산 정리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하나 시니어라운지를 열고 유언대용신탁 분야 선점에 나섰다. 우리은행 또한 '관리의 신' 김희애 배우를 모델로 내세워 자산관리 특화브랜드 투체어스W(Two Chairs W)를 띄우고, 오는 2026년까지 점포를 2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