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배탈? 유행하는 염증성 질환 '크론병' 주의하세요!
2024.05.24 14:17
수정 : 2024.05.24 14: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기=노진균 기자】 기온이 올라가고 초여름 날씨가 되며 원인 모를 잦은 복통과 설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증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면 염증성 장질환 중 하나인 '크론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24일 의정부성모병원에 따르면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2만 231명에서 2021년 2만 8,720명으로 41%나 증가했다.
연령대도 젊은 층에 속하는 15~35세 환자가 가장 많았는데 2021년 환자 2만 8,720명 중 30대 이하 환자는 1만 9,65명으로 집계됐다. 크론병 환자 3명 중 2명(68.8%)은 젊은 환자인 것이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의 어느 부위에서나 생길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이 대장 점막층만의 염증을 일으키는 것과 달리, 크론병은 장벽 전체의 염증을 일으킨다. 주로 대장과 소장이 만나는 회맹부에 잘 생기고, 회장 말단부, 다른 소장 부위, 항문, 대장, 위, 식도, 구강 등 전체 소화관에 발병할 수 있다.
발병 증상도 다양하다. 주요 증상은 복통, 설사, 체중 감소, 발열, 혈변 등이 있다. 만성적인 복통은 공통된 증상이며, 배꼽 주위나 오른쪽 하복부 통증이 흔히 나타난다.
크론병으로 인해 장이 좁아지면 식후 쥐어짜는 통증이 발생하고 구역·구토가 동반되거나 배변 횟수의 변화를 겪게 된다.
크론병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인 요인과 함께 식품, 위생 상태, 약물, 흡연 등 환경적인 요인과 개인의 면역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장내 미생물 환경도 원인으로 꼽힌다.
진단을 위해서 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가 시행된다. 발병률이 높지 않지만 장결핵 등 다른 질환과도 감별도 필요하므로, 임상 증상과 혈액검사, 대변검사, 영상검사 (CT, 초음파, MRI 등), 내시경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한다.
크론병의 치료는 병의 진행을 막아서,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치료는 질병의 활동도, 침범 부위, 행태를 고려해 결정한다.
약물 치료에는 항염증제, 전신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항생제 등이 사용된다. 크론병은 만성 질환이고, 아직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약물 복용이 필요하다.
치료 도중 환자의 약 30% 정도는 수술을 필요로 한다. 수술은 장 천공, 조절되지 않는 출혈,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협착에 의한 장폐쇄, 악성 종양 등이 있을 때 필요하다.
의정부성모병원 이길용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충분한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약제 부작용으로 내과 치료를 지속할 수 없는 경우에도 수술을 고려한다"면서 "다만 크론병의 경우 수술을 해도 완치되는 것이 아니며, 남은 장에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약물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크론병을 진단받으면 생소한 병명과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환자와 보호자가 크게 걱정하곤 한다"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장기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고 치료하면 일상생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