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한 우군"…'선명성 경쟁' 견제구 주고받는 민주·혁신당
2024.06.04 06:00
수정 : 2024.06.04 06:00기사원문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혁신당은 지난 1일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등에 대한 윤석열 정권 규탄 장외 집회를 따로따로 진행했다. 민주당은 오후 3시 서울역 4번 출구 인근에서, 혁신당은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왜 민주당과 혁신당이 함께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되자 황현선 혁신당 사무총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혁신당을 비롯해 야당 6당은 이번 토요일(1일)도 연대 집회로 알고 연락을 기다렸으나 민주당이 단독으로 집회한다는 것을 비공식으로 확인했다"며 “이런 연유로 혁신당은 용산 대통령실 포위 집회를 긴급하게 단독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관계자는 “단독 개최가 당 입장에서 오히려 좋은 점도 있다”면서도 “민주당 의중을 확인하고 섭섭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혁신당은 자신들이 대여 공세 측면에서 신속함과 선명성으로 주목받자 민주당이 견제구를 날리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특히 22대 국회가 개원도 하기 전인 지난달 10일부터 민주당 초선 당선자들이 채 상병 특검법 통과를 촉구하는 집단 농성에 들어간 것을 두고 혁신당을 의식한 결과물이라고 본다.
혁신당 핵심관계자는 “특히 민주당 초선들이 우리를 많이 의식한다”며 “개원 전에 당선자 신분으로 저랬던 전례가 있나”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반대로 혁신당이야말로 수적 열세 등을 극복하기 위해 소위 튀는 모습을 보여 주려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민주당 원내대표단 소속 한 초선 의원은 “민주당에서는 연대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혁신당 쪽에서 초반에 본인들이 독자적으로 존재감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부분이 있어 집회도 따로 하고 그런 것 아닌가”라며 “원내대표단 회의 등에서 혁신당 관련 얘기가 나온 적이 없다”고 했다.
한편 혁신당은 정책 현안 등 측면에서도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된 종부세 재검토, 지구당 부활론 등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다.
조국 대표는 지난달 31일 당 출입기자들과 인왕산 둘레길을 산책한 후 진행한 간담회에서 "현재 법제 내에서 보면 (종부세를 내는) 수가 아주 적다"며 종부세 폐지론에 반대했다. 자신도 종부세를 내고, 그것이 당사자들에게 부담이 되는 줄은 알지만 폐지 내지 재검토 의견을 거칠게 툭 던져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조 대표는 각각 여야 대권 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주장하고 있는 지구당 부활에 대해서도 "현재 정치 개혁의 제1 과제가 지구당 부활인 것은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 지구당 문제는 저 밑(순위)"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