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만드는 '밈 코인'..."위상 달라졌다"

      2024.06.18 16:01   수정 : 2024.06.18 16: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장난처럼 시작된 '밈 코인(Memecoin)'이 하나의 사회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 운동과 캠페인으로 활용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밈코인, 새로운 홍보·캠페인의 수단으로"
폭스비즈니스는 18일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최소 2개월 전부터 자체 토큰 출시를 계획해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코인'으로 지목된 건 솔라나 기반의 밈코인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종목명 DJT)'이다.

DJ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이 연관됐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180%가 상승했다. 글로벌 코인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2.5원대에 거래되던 DJT는 이날 오후 5.7원까지 폭등했고, 트럼프 캠프 측에서 논평을 따로 하지 않으면서 현재는 4.0원에 거래 중이다.

밈 코인은 인터넷 세상에서 유행하는 영상, 사진, 유행어, 댓글 놀이 등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가상자산을 의미한다. 도지(DOGE), 페페(PEPE) 등이 대표적인 밈코인이다.


최근에는 유명인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가상자산도 등장하면서, 미국 대선 후보들의 밈코인까지 등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밈코인인 마가(MAGA)는 1년 새 100원대에서 9751원으로 100배 가량 급등했다. 이달 초에는 2만3000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밈코인인 ‘조보든(Jeo BODEN)’은 올해 3월 51원 정도에 발행돼 지난 4월 1250원대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밈코인 활성화에 긍정적인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 '실체 없는 코인에 하는 무지성 투기'라는 세간의 인식과는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국내 웹3 컨설팅기업 디스프레드의 김동혁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밈코인이 홍보 캠페인과 사회적 이념 등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달 초 유명 래퍼이자 모델인 이기 아잘레아가 만든 밈코인 마더(MOTHER)를 활용해 티셔츠를 살 수 있는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커뮤니티 활성화에 활용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사례는 유명인들이 자신들의 브랜드와 사회적 관심을 수익화하기 위해 특정 플랫폼에 의존할 필요 없는 ‘개인의 플랫폼화’를 가속화시켰다”라고 분석하며 "밈코인은 시장 참여자의 여론, 내러티브 등 그동안 정량화하기 어려웠던 요소에 가치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밈코인이 대변하는 주제는 얼마나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지와 이 무형자산이 실시간으로 해당 토큰의 가치에 투영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전했다.

■전통금융권에도 편입 중
일각에서는 기존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대한 불신이 밈코인 선호 현상을 만들었다고 진단한다.

코인거래소 쿠코인은 "최근 가상자산 시장 참가자들이 캐릭터나 유명인 테마의 밈코인을 선호하는 현상은 '완전 희석 가치(FDV)'가 높은 프로젝트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희석 시가총액'으로 불리는 FDV는 미유통물량을 포함한 전체 물량이 시장에 풀렸을 때의 시가총액이다.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모든 토큰을 시장에 유통시키지 않고, 일정에 따라 시장에 유통시킨다. 실제로 올해 급등락을 반복했던 월드코인(WLD)의 초기 유통량은 전체 발행량의 2%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밈코인은 초기에 총 발행량 100%를 유통한다. 향후 희석될 가치가 적어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쿠코인 측은 "FDV가 높다는 것은 락업 물량이 유통될 경우 코인 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며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FDV가 높은 프로젝트는 가격 발견 기회가 제한적이며 수익 창출이 어려워 기피 대상이 된다"고 덧붙였다.

전통금융권에도 밈코인이 편입되는 상황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반에크는 지난 달 도지(DOGE), 페페(PEPE), 위프(WIF)를 포함한 유명 밈코인 6종 가격을 추종하는 밈코인 지수 펀드를, 가상자산 운용사 스트라토스는 지난해 12월 위프(WIF) 유동 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김동혁 연구원은 “관련 지수와 펀드가 출시됐다고 기관 자금이 즉각 밈코인에 유입되진 않겠지만, 아무 효용성 없이 커뮤니티 기반으로 성장한 밈코인이 기관 관심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반에크 밈코인 지수펀드가 앞으로 더 많은 기관과 일반 투자자가 밈코인에 관심을 갖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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