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서현, 투구 폼 족쇄 풀어주자 야생마가 돌아왔다... 151km 1이닝 2K 쾅!

      2024.07.06 07:00   수정 : 2024.07.06 08: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한화 이글스의 작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 김서현(20·한화 이글스)이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뽐냈다. 다가오는 후반기 1군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김서현은 6회 2-8로 뒤진 1사 13루에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1번 타자 권동진을 상대로 좌익수쪽 희생플라이를 허용했지만, 2번 타자 정준영을 멋진 슬라이더로 삼진으로 잡아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김서현은 3번 타자 고승완을 빠른 공으로 삼진으로 솎아내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김서현은 한화에서 여러 가지로 부침을 겪었다. 고3시절 김서현은 경기중에 오버핸드와 사이드암을 오가는 변형 투구폼을 주로 사용했다. 1~3회까지는 스피드를 내기 위해서 오버핸드로 던지다가 갑자기 사이드암으로 던지곤 했다. 그러다가 프로에와서 투구폼이 하나로 정착이 되기 시작했다. 프로 초년 시절 김서현은 팔이 사이드암에 가까웠다. 대신 엄청난 스피드를 뿜어냈다.

160km에 가까운 스피드가 이글스파크에 아로새겨졌다. 향후 한화 이글스의 마무리 감이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최원호 감독 첫 승에 세이브를 기록했던 것도 김서현이었다.



하지만 그 뒤로 김서현의 제구가 흔들리며 그는 방황하기 시작했다.

제구가 잡히지 않자. 투구폼을 변경하는 모험을 걸게 된 것이다. 팔이 위로 올라갔다. 이에 김서현은 적응하지 못했다. 한번도 팔을 올려서 던져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모 프로야구 관계자는 “팔을 올린다는 것이 그리 쉬운게 아니다. 어깨에도 무리가 가지만 견갑골에도 무리가 간다. 그리고 우리가 볼때는 약간 올린 것 같지만, 선수 본인이 느끼기에는 하늘에서 던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당연히 밸런스가 모두 뒤바뀐다. 엄청난 모험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 뒤로 김서현은 1군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전혀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지 못했다. 올해도 전반기를 대부분 2군에서 보내며 1군에선 7경기 출전에 그쳤다. 김경문 감독 부임 전까지 8이닝 동안 5피안타 10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구속까지 줄었다.

이를 두고 단점인 제구를 보완하기 위해 투구 자세를 수정하다가 오히려 자신의 장점인 구속을 놓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서현의 포심 패스트볼은 지난해 평균 시속 152.6㎞를 찍었으나 올해 시속 146.3㎞로 줄어들었다.


그래도 김서현이 헤매는 상태에서 전반기를 마감한 것은 아니다. 김서현은 지난 3일 kt wiz전에서 한 달 반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0-3으로 끌려가는 8회말 무사 1, 2루에 등판해 희생번트와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에 몰렸으나 김상수를 병살타로 잘 처리했다. 이날 김서현의 속구 평균 시속은 150.2㎞였다.

김서현도 고민은 접고 무서울 게 없던 예전으로 돌아가려 한다. 김서현은 고교 시절 155KM는 쉽게 던지던 투수였다. 2022년 9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야구월드컵(18세 이하)에서는 전광판에 101마일(약 163㎞)을 아로새긴 적도 있다.



김서현은 “첫 시즌부터 많이 헤맸다. 이제는 다른 길로 새지 않으려고 한다. 고등학교 때와 90% 정도는 똑같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김서현의 원래 투구폼은 팔이 많이 벌어지며 공이 우타자의 몸쪽 방향으로 흐르는 고질적인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키킹을 두 번 하며 빠른 팔스윙으로 공을 자신있게 때리는 본연의 김서현의 스윙이 돌아오자 스피드도 151KM까지 나왔고 무엇보다 제구가 나쁘지 않았다. 좌타자의 몸쪽으로 포심과 변화구가 박혀들자 그 공이 통하기 시작했다.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을 자유롭게 풀어주고자 한다. "투구폼은 신경쓰지 말고 마음껏 던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그는 원래부터 자유분방한 선수였다.
그에게 족쇄가 풀리자 그의 구위도 제구도 서울고 시절로 돌아오고 있다.

김서현은 “다음번에는 더 큰 올스타전에서 뵙고 싶다.
이제는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고교시절처럼 던지고 싶은 대로 던질 것”이라며 후반기 대도약을 다짐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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