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리인상 자제" 발언에.. '엔캐리 청산' 우려 한숨 덜었나

      2024.08.08 05:00   수정 : 2024.08.08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본 중앙은행(BOJ)의 '금리인상 자제' 발언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한숨을 돌렸다. 다만 엔화 가치 정상화가 일본 정부의 궁극적 목표인 만큼 완전한 악재 해소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일본계 자금의 한국 상장주식 보유액은 16조291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14조6650억원) 대비 11.08% 증가한 규모다. 국내 상장주식에 투자한 일본계 자금은 2022년 말 12조3910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말 15조원을 웃도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자금에 주목하는 것은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으로 인한 증시 변동성 때문이다. 엔 캐리 청산 우려는 지난달 일본 중앙은행이 지난달 31일 정책금리를 기존 0~0.1%에서 0.25%로 인상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월 금리인하를 시사하면서 촉발됐다.

미·일 장기금리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엔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이 경우 그동안 저금리로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에게 ‘엔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도는 떨어지게 된다. 결국 투자 자산을 청산하려 자금을 빼는 엔 캐리 청산이 발생하고 이 과정이 증시 폭락을 일으킨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다만, 이날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가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 밝히면서 이에 따른 하락세는 잦아든 모습이다.

우치다 부총재는 “금융 자본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할 일은 없다”며 “당분간은 현 수준에서 금융 완화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리인상 가능성이 주춤하면서 닛케이지수는 전장 대비 1.2% 상승 마감했다.

일본이 한국처럼 증시 부양책을 추진 중인 만큼 엔 캐리 청산에 따른 증시 급변동을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일본증시 역시 5일 10% 이상 급락했는데 이 정도 급락은 일본중앙은행으로 하여금 그들의 통화정책 결정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일본은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을 통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가계자산 증대 계획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정치적 압력도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날 일본의 발언에 엔 캐리 청산 우려가 완전히 사그라든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증권가 시각은 엇갈렸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우치다 부총재의 발언으로 엔캐리 청산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소강상태로 접어들 것”이라며 “엔화 강세를 유발시킬 수 있는 남은 요소들 중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이 있는데 지표 발표 등 현실화되기 전까지는 한동안 진정 국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궁극적 목표는 엔화 가치 정상화에 있는 만큼 경계를 늦추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보증권 신윤정 연구원은 “일본 정부가 의도한 것보다 엔화 가치가 과도하게 계상되면서 시장 충격이 발생하자 이를 완화하기 위해 오늘과 같은 발언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의 올해 궁극적 목표는 엔화 가치 정상화에 있는 만큼 하반기까지 엔화 절상 모멘텀은 유효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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