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물가에 허리띠 졸라매는 Z세대…'욜로' 대신 '요노' 뜬다
2024.08.22 06:00
수정 : 2024.08.22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20대 A씨는 최근 배달음식을 끊고 집밥을 먹기 시작했다. 고물가로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데다 배달 음식 가격도 만만치 않아 주문이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A씨는 "배달음식 한번 먹으면 2~3만원은 쉽게 나간다"며 "이제는 배달음식 대신 닭가슴살, 냉동식품을 미리 사놓고 꺼내 먹는다"고 말했다.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소비 트렌드가 '가심비'에서 '가성비' 중시로 바뀐 탓이다. 이에 따라 현재 행복을 추구하는 '욜로족(YOLO, You Only Live Once)'이 사라지고, 꼭 필요한 것만 사고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는 '요노(YONO, You Only Need One)족'이 등장했다.
22일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Z세대 537명에게 추구하는 소비 형태를 묻자 10명중 7명(71.7%)이 최소한의 소비를 하는 요노를 지향한다고 답했다. 욜로를 추구한다는 응답은 25.9%에 불과했다.
지난해 조사 결과에서 57.3%가 절약하는 소비, 42.7%가 스스로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소비를 추구한다고 답하며 의견이 나뉘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Z세대의 저소비 트렌드가 더욱 확산됐음을 체감할 수 있다.
요노를 추구하는 Z세대는 '형편에 맞는 소비가 바람직하다(45.2%, 복수응답)'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지출에 비해 소득이 부족한 상황이라서(33.2%) △노후,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31.2%) △금리, 물가 인상 등으로 지출이 대폭 늘어서(28.1%) △등록금, 여행 등을 위한 목돈을 모으는 데 집중하기 위해서(26.5%) 등의 이유로 요노와 같은 저소비 트렌드를 쫓는 것으로 조사됐다.
절약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외식, 배달음식 대신 집밥으로 해결하기(47.0%, 복수응답)'를 꼽았다. 이어 △금액을 제한해두고 해당 금액 안에서만 지출하는 습관 유지하기(45.5%) △무료 콘텐츠로 문화·여가 즐기기(41.6%) △중고 거래(34.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요노를 추구하며 소비를 가장 줄이는 항목으로도 '식비(36.9%)'가 1위를 차지했다. '의류, 신발, 미용 등 품위유지비(32.2%)'가 2위를 차지했으며 △문화·여가비(17.1%) △교통·통신비(5.7%) △주거비(3.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여전히 욜로 소비를 추구하는 Z세대 응답자들은 '현재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55.4%, 복수응답)'는 가치관을 내비쳤다. △소비로부터 얻는 만족감이 크기 때문에(45.3%) △억압받지 않는 자유로운 소비 생활을 원해서(34.5%) △무엇이든 시도해보고 후회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서(25.9%) 등의 의견도 있었다.
가장 큰 만족감을 느끼는 소비 항목으로는 외식, 배달음식, 식재료 등 식비와 문화·여가비가 35.3%의 응답률로 1위를 차지했다.
요노족과 욜로족은 월 평균 지출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요노족은 월 평균 약 56만6000원, 욜로족은 월 평균 약 66만1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알바천국 측은 "고물가에 허리를 졸라매는 Z세대가 늘었다"며 "욜로 트렌드에 따라 인기를 끌었던 ‘쾌락 지향적’ 소비가 경제 불황과 함께 사그라들고, 꼭 필요한 것만 사고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는 요노 소비로 재편됐다"고 분석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