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월동 준비 돌입...‘화목조’ 편성, 일부 특별휴가 보내

      2024.10.23 15:10   수정 : 2024.10.23 15: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한군이 이달 초부터 본격적인 월동 준비에 들어가 중대마다 땔감 마련을 위한 ‘화목조’가 구성됐고, 일부 군인들은 이를 명목으로 무려 한 달간의 특별휴가를 받는 사실도 발생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이날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지난 21일 함흥시에 주둔하는 7군단 예하 중대들이 지난 2일부터 땔감 마련을 위한 화목조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월동 준비에 돌입했다고 신변 안전을 위해 익명을 요구한 함경남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인민군 부대에서는 보통 겨울이 시작되면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집안의 군인을 의도적으로 화목조에 편성해 자체적으로 월동 준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최근 인민군 7군단 소속 하전사 한 명은 땔감과 해당 중대 소속 군관들의 가정집에 필요한 땔감 마련에 필요한 돈이나 그에 상응하는 물건을 구해오는 과제를 받고 화목조에 편성돼 한 달간 특별휴가를 받고 고향인 황해북도로 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고향으로 휴가를 보낸 그는 연산군 홀동노동자구 출신으로 해당 지역은 중앙당과 국가보위성 등 주요 권력 기관 산하 금광이 있어 주민들의 경제적 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곳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대 군관들은 그에게 정확한 양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땔감 값으로 일반적인 뇌물 수준보다 훨씬 큰 금액에 해당하는 양의 금을 요구받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화목철이 되면 화목조 일부 군인들에게 휴가를 주면서 세대 화목은 물론 돈까지 챙길 수 있어 이 시기에는 군관들의 주머니가 흘러넘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화목을 해대자면 승리-58(트럭) 기준으로 중대장과 중대 정치지도원 가정에 한 차씩 들어가야 하고, 중대에서 쓸 것까지 하면 못해도 대여섯 차는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보통 한 화목조가 2.5t짜리 화물 트럭 5~6대에 적재할 정도로 많은 양의 땔감을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돈이 좀 있는 집안의 군인들은 특혜나 다름없는 장기 휴가를 갈 수 있으니 화목조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고 전해졌다.

반면 똑같이 화목조에 편성됐지만 돈을 댈만할 여력이 되지 않는 군인들은 하루 종일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화목조는 한 중대마다 5~6명으로 구성되는데, 7군단의 경우 화목조에 편입되면 군단이 지정한 산에 가서 하루 종일 나무를 패고 나르는 일을 한다. 이 일은 워낙 노동 강도가 세서 군인들 사이에서는 “화목조에 들어가면 단련대에 다녀오는 것과 같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하전사들은 화목조로 편성되면 이같이 월동 준비 기간 내내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하전사들과 정반대로 대부분 화목조에 편성되는 것을 꺼린다”고 전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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