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반도체 글로벌 노크" 해외 거점 확보 '총력'
2024.10.30 14:04
수정 : 2024.10.30 14: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소 반도체 업체들이 최근 잇달아 미국과 중국, 대만 등 해외 주요 지역에 거점을 설립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매출 비중을 높이는 방법을 통해 실적 성장 흐름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피엔반도체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사무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미AI반도체혁신센터는 국내 중소 반도체 기업이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으로 미국 현지 거래처 발굴과 기술지원, 전문가와의 협력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반도체산업조합이 실리콘밸리에 구축했다. 사피엔반도체는 미국 거점을 통해 차세대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구동칩(DDI) 현지 공급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사피엔반도체 관계자는 "북미 지역 다수 업체와 AI 스마트 안경에 적용할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구동칩 관련 공급 논의를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이번 미국 거점 운영을 통해 이러한 영업 활동이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직랜드는 대만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대만 법인은 3나노미터(㎚) 및 5나노미터 설계 기술과 함께 'CoWos(Chip-on-Wafer-on-Substrate)' 패키징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한 사실상 연구·개발(R&D) 센터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TSMC) 업체인 대만 TSMC 등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에이직랜드는 대만 법인을 기반으로 미국과 아시아, 중국 등 해외 주요 시장에 잇달아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각 시장에 맞춤화된 전략과 기술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반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할 전략이다.
에이직랜드 관계자는 "대만 법인은 기술 혁신과 함께 해외 시장 확장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한국과 대만 법인과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효과 극대화로 전 세계 반도체 1위인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칩스앤미디어는 중국 업체와 합작법인을 추진하는 사례다.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중국 업체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에 강점을 가진 업체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중국 시장 내 설계자산(IP) 판매 △기존 IP 기반 데이터센터용 특화 IP를 추가 개발로 중국 데이터센터 시장 직접 공략 △중국 내 영업 경쟁력 강화 △합작법인 반도체 설계 라이선스 매출 극대화 등을 기대한다.
중국은 미국과 정치·경제적으로 대립하는 과정에서 자체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 600여개에 불과했던 중국 내 팹리스 반도체 업체들이 지난해 기준 3450여개로 크게 늘었다. 칩스앤미디어는 그동안 협력해온 중국 AI 반도체 업체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거대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칩스앤미디어 관계자는 "중국은 독자적인 반도체 생태계 구축 의지가 강하고 중국 지방 정부와 테크기업 사이에서 AI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중국 반도체 생계계에 합류해 중국 내 데이터센터 공략과 함께 자체 IP 판매 등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중소 반도체 업체들은 국내 대기업에 특화한 제품 위주로 만들다보니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결국 해외 시장에 진출해야 실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