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떨어지는 韓 성장률 전망…경기침체 우려에 '추경설'까지
2024.11.23 07:05
수정 : 2024.11.23 07:05기사원문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우리 경제의 신호등이 노란불에서 빨간불로 바뀌고 있다.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내수 회복세가 더디면서, 주요 경제기관도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리는 중이다.
2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기관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이어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0일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내년 전망치는 2.2%에서 2.0%로 하향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내렸고, 내년 전망치는 2.1%에서 2.0%로 낮춰 잡았다. 한국금융연구원도 내년 성장률을 2.0%로 봤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성장률이 1%대로 내려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KB증권과 대신증권은 내년 성장률을 1.9%로 제시했다.
정부와 한국은행 역시 성장률 전망치 하향을 시사한 상태다.
KDI는 지난 8일 경제전망에서 "세계 경제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겠으나 중국경기 불안,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 등의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향후 우리 경제는 내수가 일부 회복되겠으나 수출 증가세가 완만해지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미국의 자국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는 것도 주요 변수다.
한국은행이 국내외 전문가 78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9일~이달 8일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6.4%가 대외 위험 요인으로 '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를 꼽았다. 또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 등 주요국 자국 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39.7%)도 우려 요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 국내 경기 부진, 자영업자 부실 확대 등이 단기(1년 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만약 경기침체 단계로 진입할 경우 그동안 '건전재정'을 표방해 온 정부의 정책기조도 일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추경 편성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는 모양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22일 통화에서 "추경을 포함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지만, 그간 줄곧 추경에 대해 보였던 부정적 입장이 선회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금리를 인하하지 못하면서 고금리가 지속되고 대출규제도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재정도 늘리지 않으면 개방경제에서 금융위기나 외환위기가 오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 지출 증가, 대출 완화, 금리 인하 중에서 2개는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