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죄' 반사이익 날린 여권 내분…게시판·명태균 리스크만 부각

      2024.11.23 08:01   수정 : 2024.11.23 08:01기사원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긴급 정책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1.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현실화라는 대형 호재를 맞이하며 수세에 몰렸던 정국 반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당원 게시판 의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아슬아슬한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대표와 그의 가족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비방글을 900여 건 올렸다는 의혹이 2주째 이어지지만 한 대표는 가족 명의로 올라온 게시글에 대해선 침묵하는 상황이다.

한 대표는 지난 21일 "이재명 대표 선고, 민생 사안 등이 중요한 시기에 제가 건건이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돼서 다른 이슈를 덮거나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당대표로서의 판단이라고 이해해 줬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당에서 법적조치를 예고한 바 있기 때문에 위법이 있다면 당연히 철저히 수사되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윤(친윤석열)계는 한 대표가 직접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공세를 멈추지 않는다. 한 대표의 모호한 태도가 문제를 더 키우고 당내 불화를 조성한다는 입장이다. 권성동·김기현 의원 등 친윤계 인사들은 당무감사를 통해 조속히 진상을 규명해 논란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 "한 대표가 '내부 분란을 일으킬 필요 없다' 자꾸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 지금 당원 게시판 문제를 해결하지 않기 때문에 내부 분란이 일어나고 있다"며 "끝까지 뭉개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강명구 의원도 전날 SBS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위법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말씀하신 것은 본인은 어쨌든 사실관계를 안다는 것"이라며 "사실관계를 알면 투명하게 얘기하면 이거는 끝날 문제"라고 했다.

민주당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관계가 있는 여권 인사들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여권엔 큰 부담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명 씨를 매개로 여당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윤 대통령 육성 녹취록 공개 이후 추가로 큰 파장이 일지 못했고 명 씨가 구속되면서 자연스럽게 사그라드는 듯했다.

하지만 친윤계 윤한홍·정점식 의원 등이 명 씨를 회유하려 했다는 논란이 제기됐고, 명 씨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측근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 명 씨가 김진태 강원도지사 예비후보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 확산하고 있다.


여권 내에선 민주당이 명 씨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는 만큼 언제든 추가로 대형 폭로가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지된다.

이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으며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모처럼 잡은 정국 반전의 기회를 놓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원 게시판 논란이나 명태균 의혹이 계속 제기되면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반사이익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재판 전후로 여권 내 자중지란은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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