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尹직무정지 충격 수습..美 “민주적 절차지지” [탄핵안 가결]
2024.12.14 21:53
수정 : 2024.12.14 21: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외교부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자 외교적 충격 완화에 안간힘을 썼다.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국을 비롯한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의 주한공관에 외교정책 기조 유지와 예정대로 외교일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대통령 직무정지 상황이지만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 한중 경제협력 등 주요 외교·안보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신속하게 알려 안심시키는 것이다.
외교장관, 즉각 주한미국대사 접견.."한미동맹 굳건히 유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 임시 국무회의에 참석키 전에 먼저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를 접견해 대통령 탄핵안 가결과 한 대행 체제 전환 등 국내 상황을 설명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서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하에서도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는 우리의 외교·안보정책 기조는 변함이 없다”며 “한미동맹을 지속 강화·발전시켜가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골드버그 대사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입장을 냈다. 그는 “미국은 항상 대한민국과 이곳의 민주적·헌법적 절차를 지지하며 한국 국민과 함께하고 있다”며 “헌법에 따라 민주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정부와 긴밀히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및 지역 내 평화와 안보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변함이 없다”며 “조 장관과 저는 한미동맹이 철통같으며 앞으로도 이를 굳건히 유지할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전했다.
확고한 한미동맹 유지를 전제로 우리 헌법상 절차에 따른 윤 대통령 탄핵소추를 존중하고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이는 정권교체 가능성이 커진 만큼, 일단 관망하겠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도 읽힌다.
日中대사도 동시접촉..재외공관 지시·주한공관 외교공한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측도 동시에 접촉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같은 날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를 만나 조 장관과 마찬가지로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이며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지속 노력해나갈 것”이라며 외교정책은 안정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양측은 “엄중한 국제정세 하에 앞으로도 긴밀히 소통하는 가운데 한일·한미일 간 계속 공조해나가자”며 캠프 데이비드 합의를 기초로 제도화된 한미일 삼각협력도 흔들림 없이 지속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팡쿤 주한중국대사대리는 정병원 차관보가 면담에 나서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이며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해 지속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양측은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면서 한중 간 경제협력 증진과 인적교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양국은 최근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와 경제공동위를 각각 개최해 경협 확대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또한 조 장관은 이날 간부회의를 열어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업무추진 방향을 세우면서 재외공관들에 지시를 내리고, 주한공관들에는 관계 지속 메시지를 전했다.
조 장관은 전 세계 재외공관들에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전환을 알리면서, 엄중한 상황 하 복무 자세 유지와 비상한 각오로 업무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각 주재국과의 우호협력 관계를 지속키 위해 노력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거기다 조 장관은 각국의 주한공관들에 외교공한을 발송했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전환 상황을 설명하고, 그럼에도 예정된 외교일정은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는 의지를 담았다.
이는 과거 탄핵정국에서도 취했던 조치이다.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외교장관을 비롯해 외교부 각급이 나서 미일중을 위시한 주요국 대사들에게 국내 상황을 설명하고 일관된 외교기조를 강조했다. 또 전 세계 재외공관들에 외교정책 불변을 주재국에 알리라는 지시를 담은 전보를 발송키도 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