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승용차 뒷트렁크에 부착되고 있는 예비용 타이어를 일반타이어에서 경량화된 임시타이어로 전면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경량화 임시 타이어를 사용할 경우 승용차 대당 연간 약 2만원(16ℓ), 국가 전체로는 1660억원(10만6000 TOE)의 연료비 등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산업자원부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산자부는 에너지절약대책의 일환으로 승용차의 예비용 타이어를 일반타이어에서 경량화된 임시타이어로 전면 교체키로 하고 지난 12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건설교통부, 현대자동차·금호타이어 등 관련업체, 교통문화운동본부 등 시민단체, 에너지경제연구원·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 등 관련연구기관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승용차 예비타이어 경량화방안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의견수렴에 나섰다.
◇추진 배경=산자부는 연간 국내 총 에너지소비에서 수송(육상)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38%에 달하고 있는데다 앞으로 승용차 보급대수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승용차 부문에 대한 에너지 절감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기때문이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일반적으로 운행 중 타이어의 펑크 횟수가 적은데다 국산 타이어의 품질도 대폭 개선돼 경량 임시타이어(3∼4㎏)보다 평균 5㎏의 무게가 더 나가는 일반용타이어(중량 6∼10㎏)를 부착하는 것은 중대한 에너지 낭비요인이라고 산자부는 강조했다.
특히 산자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물책임법(PL법)을 시행하고 있는 북미시장도 경량 예비타이어 장착차량이 90%를 넘을 만큼 일반화되어 있어 시행에 따른 안전성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함께 현재 북미 수출용 차량의 경우 경량예비타이어를 부착하고 있어 국내 타이어업체나 완성차업체의 도입 기반도 조성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시행에 따른 문제점은 없나=건설교통부 자동차관리과의 이충우 서기관은 “도입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으나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법제화만 될 경우 교체후에는 최고시속 80㎞ 이내로 주행해야 하고 빠른 시간내 재교체해야하는 등 소비자들이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안전사고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교통문화운동본부 박용훈 대표는 “에너지절약 차원에서 가시적인 효과가 기대되지만 북미시장과 다른 국내 도로 여건을 감안한 안전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증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의 김종수 박사는 “경량타이어 자체만으로는 안전성과 같은 기술적인 문제는 없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안전수칙을 지켜주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에게 경량타이어 장착 여부를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하면 이런 문제는 자연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업계는 “내수용으로 경량예비 타이어를 도입할 경우 자동차 생산단가를 대당 1만∼2만원을 절감할수 있는 등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면서 “지난 93년 프라이드에 도입한 적이 있으나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취소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예비 타이어 경량화 제도 도입은 금형교체와 설비 증설을 위해 최소 6개월∼1년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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