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출신의 움베르투 코엘류 한국축구대표팀 감독(54)이 19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코엘류 감독은 이날 오전 10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주 축구협회와 계약을 끝내기로 합의했다”며 한국대표팀 감독직을 그만두고 포르투갈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사상 네번째 외국인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지난해 3월부터 한국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코엘류 감독은 이로써 오는 8월 아시안컵 종료 시점까지 4개월 정도 남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중도 하차했다. 코엘류 감독은 20일 포르투갈로 출국한 뒤 당분간 가족과 함께 지낼 예정이다.
코엘류 감독은 “분명히 말하건대 나는 사임하는 게 아니라 양측 간의 합의하에 계약을 종료시킨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퇴진 압력을 받아 경질성 사퇴를 할 수밖에 없었음을 시인했다.
코엘류 감독은 “그동안 대표팀에 대한 축구협회와 기술위원회의 지원이 미흡했다. 14개월의 재임기간 실제 훈련 시간은 72시간 밖에 되지 않았다”며 “축구에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하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코엘류 감독은 “한일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처럼 지원을 해준다면 한국에 후임 지도자로 다른 외국인 감독이 오더라도 충분히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내가 책임감을 다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아직도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포르투갈을 4강에 올려놓은 명장으로 월드컵 이후 한국축구의 상승세를 이어갈 외국인 사령탑으로 부임했던 코엘류 감독은 14개월의 재임 기간 월드컵, 아시안컵 예선과 평가전 등 18차례 A매치를 치러 9승3무6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축구협회는 코엘류 감독이 이날 사퇴함에 따라 당분간 박성화 수석코치 대행체제로 대표팀을 운영하도록 하고 기술위원회 등을 통해 후임 사령탑을 물색할 방침이다.
한편, 협회는 19일 기술위원회를 열고 코엘류 감독의 후임으로 다음달 말까지 외국인 감독을 선정하기로 했다. 협회는 새 감독이 선임될 때까지 박성화 수석코치 대행 체제로 대표팀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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