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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아테네올림픽]남북탁구 ‘아테네 해후’…합동훈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2 11:45

수정 2014.11.07 15:22


“아테네올림픽에서 성사된 탁구 남북 합동훈련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단일팀을 이루는 초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12일(한국시간) 아테네시 갈라치올림픽홀 트레이닝홀에서 열린 올림픽 사상 첫 남북 합동훈련에 참가한 김택수 남자 국가대표팀 코치(34)와 현정화 여자팀 코치(35)의 감회는 남달랐다.

지난 91년 일본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때 역사적인 남북 단일팀의 일원으로 출전해 화려한 활약을 펼쳤던 과거의 추억이 13년이 지난 지금 ‘신화의 땅’ 아테네에서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이날 공동훈련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지만 남북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트레이닝홀로 옮기기 전 본 경기장에서 만나 다정하게 악수를 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등 지난 4월 중국에서 열린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 이후 4개월 만의 재회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코치는 북한 선수 중 청일점인 오일 선수의 어깨를 두드리며 선전을 당부했고 현코치도 김현희, 김향미와 악수한 뒤 지바 대회 때 언니처럼 따랐던 이분희의 소식을 묻는 등 10여분간의 짧은 만남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특히 이들은 이날 실시하는 대진 추첨 결과에 따라 서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적’이 될 수 있지만 훈련시간 만큼은 지바 때와 똑같이 왼쪽 가슴 위에 푸른색 한반도가 새겨진 흰색 유니폼을 입고 연습 파트너를 남북이 섞어 하는 등 남다른 우애를 과시했다는 후문이다.

오랜만의 뜻깊은 만남에 다소 흥분된 표정의 김코치와 현코치는 이번 만남이 지속적인 교류로 이어지길 희망했다.


김코치는 “90년대 초반은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절이었지만 단일팀 선수들이 45일간 합숙훈련을 하며 정이 많이 들어 도쿄에서 헤어질 때 눈물을 많이 쏟았다. 이번 훈련이 1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내년 상하이 세계선수권과 베이징올림픽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바 대회 때 북한의 이분희와 호흡을 맞춰 여자단체전에서 중국을 꺾고 남북단일팀에 금메달을 선사했던 현코치도 “우리 선수들이 북한 선수들과 잠재적인 경쟁자이면서도 전형이 다른 선수가 파트너로 훈련한다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것”이라며 오랜만에 성사된 남북 합동훈련에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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