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컴퓨팅

[인터넷이 세상을 바꾼다-국가기간사업]경쟁력 있는 닷컴 글로벌기업으로 키워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24 11:46

수정 2014.11.07 14:52


인터넷 인구 200배, 인터넷망 속도는 5만배, 초고속인터넷 가구보급률 세계 1위…. 국내 인터넷산업은 10년이란 짧은 세월동안 이렇게 진화했다. 엄청난 속도로 달려왔다.

“퀴즈를 하나 내겠습니다. 열 글자로 이루어졌으며,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의미의 단어는 무엇입니까.” 추리소설의 대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 중 명탐정 ‘애르큘 포와로’가 살인사건을 추리하면서 내던진 말이다. 이 질문의 정답은 ‘유비쿼터스(ubiquitous)’이다.

정보기술(IT)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포와로의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금방 찾게 된다. 또 한번의 진화를 준비하고 있는 인터넷 산업의 해법도 여기서 찾아야 한다.

전문가들도 인터넷이 국가기간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유무선 통합, 방송 통신의 융합을 주도할 것으로 단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터넷은 ‘유비쿼터스’의 첨병=원래 유비쿼터스는 물리적인 한계를 떠나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나 모습을 나타내는 ‘신’ 또는 ‘성령’ 등 초인적인 존재를 표현할 때 사용됐다.

그러나 오늘날 이 단어는 ‘언제(anytime)’, ‘어디서나(anywhere)’, ‘장비에 상관없이(any device)’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인프라를 뜻하는 IT 전문 용어로 굳어졌다.

이 용어가 최근들어 자주 쓰이게 된 이유는 초고속인터넷 인프라의 확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6월 인터넷 인구 3000만명을 돌파하며 인터넷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국내 인터넷 인프라는 다른 국가에 비해 완성도가 높다고 분석한다. 즉 우리나라의 인터넷사용률은 ‘확산’의 개념보다는 ‘완성’의 개념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이 개념을 우리의 일상에 착근시킬 주인공은 바로 유비쿼터스다. 컴퓨터 크기가 손톱보다 작게 줄어들고 값싸지면서, 전화기·책·우유팩 등 생활용품 속으로 파고들어가는 등 첨단 기술의 혜택을 유비쿼터스가 값싸고 쉽게 누리게 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고속인터넷망과 휴대폰 제조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한국이 유비쿼터스 흐름을 잘 탈 경우 21세기의 일류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은 파생상품의 생산기지=인터넷의 확산은 다양한 파생산업을 발전시켰다.그간 인터넷은 PC방→인터넷서비스업체(ISP) 탄생→개인휴대단말기(PDA)→‘센트리노 노트북’ 등 IT경기 활성화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바가 크다.

특히 다음, 네이버, 네이트닷컴 등 국내 포털업체와 네오위즈, 엔씨소프트, 웹젠, 액토즈소프트 등 온라인게임업체의 역할은 괄목할만 하다.

이들은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눈여겨 볼 만큼 서비스의 양적, 질적인 면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요즘은 다음, 네이버, 네이트닷컴 등 국내 포털업체들이 해외로 해외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 다음은 해외 유명포털인 ‘라이코스’를 인수, 세계시장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NHN도 일본법인 NHN재팬의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재팬을 통해 블로그 시범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재웅 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해외 유명 업체들이 한국 포털업체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포털도 발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며 “지금부터 장기적인 안목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게임과 포털 뿐 아니라 보안, 전자문서, 디지털사진인화서비스 등과 함께 인터넷인프라 자체를 빠르고 원활하게 유지시켜 주는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서비스까지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인터넷을 통한 파생서비스로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건강한 닷컴기업을 육성하라=국내 인터넷산업을 성숙단계로 진입시킨 주인공은 닷컴기업이다. 닷컴기업을 국가 주력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도 여기서 출발한다.

산업적인 차원에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포털 및 온라인게임업체 등 주요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도 기염을 토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독보적인 기술 뿐 아니라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결합되야 한다.

온라인게임산업의 경우 국산게임이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지만 실제로 해외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업체는 엔씨소프트, 웹젠, 액토즈소프트 등 덩치가 큰 몇개 업체에 불과하.

해외시장에 대한 정보와 자금력 부족 등이 주요 원인이다.온라인게임업체들이 대박을 예고하는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해외시장에 잇따라 내놓았지만 로열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실제 ‘미르의 전설2’로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액토즈소프트도 지난해 중국의 파트너사인 ‘샨다’로부터 로열티를 받지 못해 6개월 이상 법적 분쟁중이다.

특히 차세대 성장동력의 핵심서비스인 휴대인터넷를 효율적으로 시장에 진입시키기 위해선 다양한 컨테츠를 제공하는 닷컴기업을 위한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 휴대인터넷이 무선서비스지만 결국 유선인터넷 서비스와 연동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존 서비스 제공업자 및 관련 컨텐츠 제공업자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게 인터넷산업 성장의 역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는 ‘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국내 토종 SW업체를 육성하고,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다.

더 나아가 국내 시장에 진입한 SW업체를 더욱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선 글로벌 기업으로 진출시켜야 한다.
여기엔 기업 자체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사장은 “정보교환 차원에서 인터넷의 발달은 인간에게 ‘득’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손쉬운 불법복제환경을 인해 오히려 문화산업의 저변을 망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업계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불법복제를 방지하는 근본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SW 산업은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일 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과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주요한 원천인 만큼 끊임없이 혁신하는 SW전문가 육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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