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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정보 100달러에 인터넷서 거래…연간 1000만명 피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22 13:11

수정 2014.11.07 17:33



인터넷에서 도둑질한 신원 정보를 사고파는 일이 성행하고 있으나 해당 사이트들이 대부분 옛 소련 등 치안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개설돼 제대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지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날렵한 차를 운전하고 최고급 호텔에서 지내며 아름다운 아가씨를 갖고 싶나요? ‘Zo0mmer’가 제공하는 덤프로 이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라는 글이 실려 있다. ‘덤프(dump)’란 훔친 신용카드 정보를 의미한다.

타임스에 따르면 ‘Zo0mer’란 아이디로 ‘덤프’ 판매 광고를 낸 사이트에서 비자와 마스터카드 회원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등 신상자료는 건당 100달러에 거래된다.

최근 4000만명의 신원정보를 도난당해 미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인터넷 결제업체 ‘카드 시스템스 솔루션스’의 자료도 언젠가는 이런 사이트에서 거래된다고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같은 신원정보는 인터넷 구매나 위조 신용카드 제작에 사용될 수 있고 때로는 더욱 정교한 신원정보 이용 사기사건에 이용되기도 한다.

훔친 신원정보를 거래하는 온라인 조직은 치밀하고 광범위하게 구성돼 있다. 신원정보의 매입자와 판매자는 물론 중개인도 있고 이에 필요한 서비스 부문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 암시장에는 세계 각국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컴퓨터 서버는 대개 옛 소련 국가들에서 운영되고 있어 미국 등 피해자들이 많은 국가에서 단속하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암시장 거래인들은 거래실적과 명성에 따라 신속하게 등급이 매겨지고 이같은 등급은 그들이 파는 상품의 값을 결정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매년 신상정보를 도난당해 크고 작은 피해를 입는 미국인이 1000만명에 이르고 이로 인한 소비자들의 손실은 연간 50억달러, 기업 손실은 480억달러에 각각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온라인 암시장에서 신원정보를 구입한 사람들은 대개 이를 이용해 물건을 구입해 인터넷 경매업체 등을 통해 처분하는 방법으로 현금을 마련하고 현금 인출기에서 현금을 빼쓰기도 한다.

이들이 주문한 물건을 받을 수 있도록 카드 가입자의 주소를 바꿔주고 안전한 배달장소를 물색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국방정보국(DIA) 출신으로 사이버 범죄 분석업체인 아이디펜스에서 일하는 짐 멜닉은 “이 문제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천천히, 장기간에 걸쳐 금융산업을 압살할 것”이라고 말했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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