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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재벌 칼대나…권오승 위원장,논문서 “총수 혈족·가신 경영 배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3.20 14:38

수정 2014.11.06 09:23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개혁의 핵심이 총수 개인이나 혈족은 물론 가신들도 경영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나 향후 강도 높은 재벌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또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법·제도 정비와 함께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해하는 행위를 차단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앞으로 대·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도 공정위가 강도 높게 단속할 것으로 보인다.

권위원장은 지난 2000년 이후 ‘서울대학교 법학’지에 기고한 9개의 논문에서 “재벌의 소유집중과 이에 따른 기업지배구조의 왜곡을 해결하지 않고는 재벌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역을 명확히 구분해야 경제질서가 바로 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권위원장이 발표한 논문은 ▲동아시아 공동시장의 형성과 경쟁법의 과제 ▲경제적 경쟁에 있어서 국가의 역할 ▲소비자보호의 계약법적 구성과 한계 ▲계약자유와 소비자보호 ▲일본의 재벌 해체와 그것이 한국 재벌정책에 주는 의미 ▲한국 독점규제법의 개선 ▲한국에 있어서 소비자보호를 위한 법과 정책 등 9개다.

■재벌 소유구조 근본적인 개혁 주장

권위원장은 ‘일본의 재벌 해체와 그것이 한국 재벌정책에 주는 의미’라는 논문에서 재벌을 과도한 경제력 집중으로 국민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인식했다.
그는 재벌개혁을 위해 일본의 재벌 해체 내용 중 ‘재벌가족의 기업지배력 배제조치’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권위원장은 재벌의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벌 총수 개인이나 가족, 혈족의 영향력을 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논문에서 “재벌 총수 개인이나 가족 또는 혈족에게 집중돼 있는 재벌의 소유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 재벌 총수가 직접 또는 그 가족이나 혈족을 통해 그룹의 경영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동시에 재벌 총수의 권위적이고 비합리적인 경영스타일에 길들여진 가신그룹들도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권위원장은 또 “재벌개혁정책은 재벌 그 자체의 존립이나 총수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재벌측의 조직적인 반발이나 방해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재벌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려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수립해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권위원장이 지난 15일 내정된 직후 “출자총액제가 순환출자를 막기 위한 적합한 제도인지 의문이지만 순환출자의 폐해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이 없는 한 당장 폐지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 육성과 불합리한 규제 철폐

중소기업 육성과 관련한 논문에서 권위원장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해하는 행위를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장기적으로 대기업이 유리한 부문이나 영역에서는 대기업이 활동하게 하고 중소기업이 유리한 부문이나 영역은 중소기업이 활동하게 해야 한다”면서 “양자가 서로 협력할 필요가 있는 분야에서는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경제질서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소기업의 공정한 거래를 담보할 수 있는 법 정비를 밝혀 대·중소기업간 거래나 하도급 불공정거래에도 강력히 대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위원장은 “중소기업이 국민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금, 기술, 인력, 정보, 교섭력 등에서 불리한 처지에 있는 그들이 다른 기업과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지위를 보호,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방문판매, 다단계판매 등 각종 특별법의 지나친 규제도 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권위원장은 “정부는 거래의 적정화를 실현하기 위해 약관거래, 방문판매, 다단계판매 등에 관해 특별법을 제정하고 공정위는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자의 신고자 등록, 직권조사, 시정명령, 과징금 부과 등 행정적 규제는 물론 징역이나 벌금 등과 같은 형사적 제재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같은 규제는 사적 자치의 범위에 속하는 분야에서 사업자의 활동이나 거래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을 받을수 있고 정부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시대정신에도 부합하지 않아 조속한 시일 내에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hjkim@fnnews.com 김홍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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