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조태진기자】 “하라쇼(XOPOⅢO; wonderful), 애니콜.”
러시아 휴대폰 점유율 1위를 3년째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위상은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거리에서 만난 현지인들은 애니콜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지만,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데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A/S 등 메리트가 많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실제로 지난해말 기준 현지 애니콜 평균 판매가격은 212.3달러로 노키아(210.7달러), 모토로라(155.8달러) 등 경쟁업체 보다 높았지만, 매출점유율은 28.3%로 노키와와 모토로라의 23.2%와 16.7%를 앞질렀다.
이런 가운데 올해 현지 시장점유율 29%를 넘어서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운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일대에 옥외 광고판을 무려 2만8000여개나 설치해 놓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었다. 물론 홍보 전략은 단순한 물량공세에 그치지 않는다.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시내로 접어드는 간선도로 레닌그라드스키에 국내외 휴대폰 업체 가운데 가장 큰 육교형 광고판을 설치해 현지인과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었고, 도로 인근 아파트 벽면을 통째로 할애한 대형 홍보 현수막으로 효과를 높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히 크렘린 궁전 부근 레닌도서관 옥상에 설치된 삼성 로고는 푸틴대통령 집무실에서 훤히 보이는 명당자리”라며 “모스크바의 용산전자상가 격인 가르부쉬까에서도 애니콜 제품은 고객 시선을 가장 잘 끄는 곳에 전시하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품 이미지 전달은 철저히 프리미엄 전략에 기반한다.
모스크바, 블라디보스토크, 노보시비그스크 등 6개 지역에서 운영되는 자사 휴대폰 브랜드숍은 ‘애니콜=명품’ 임을 현지인에게 전달하는 첨병 노릇을 톡톡히하고 있다.
모스크바 니콜스카야 거리에 위치한 브랜드숍 판매원은 “애니콜은 비슷한 컨셉의 제품군에서 가장 비싼편에 속한다”며 “판매전략상 중저가폰을 내놓더라도 경쟁업체에 비해 20달러 정도 높은 가격을 매겨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삼성갤러리도 프리미엄 이미지 전달에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 삼성갤러리 엘레나 키세라바 마케팅담당자는 “4층 건물 각 층에 휴대폰, 컴퓨터, 백색가전 등 부문별 전시관을 마련해놓고 있다”며 “하루 900여명의 고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1층에 마련된 무료 인터넷 라운지에는 항상 줄을 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귀뜸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애니콜 인지도는 여타 국내외 경쟁제품을 앞서고 있었다. 특히 에레미따지박물관, 피터폴요새 등 주요 관광지가 인접한 시내 레바강 대교 전체에 설치한 슬림폰 D800 옥외광고판은 인상적이었다.
이재홍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점장은 “이 지역 총매출의 80% 정도를 애니콜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 anyu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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