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공모주에 대한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새해에는 대기업의 기업공개(IPO)가 많아 증시를 후끈 달아오르게 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상장 수순
삼성카드, SK인천정유, STX팬오션 등 대기업들은 외부감사인을 지정받아 상장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특히 기업공개를 위해 감사인을 지정받은 곳 중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삼성카드다. 삼성카드는 지난 2003년 상장을 추진하다 카드사 유동성 위기로 좌절을 겪은적이 있어 이번이 두번째 도전이다.
SK인천정유도 당초 런던증시 상장에서 국내 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SK인천정유는 올해 3·4분기 매출 2조9295억원과 영업이익 699억원을 거둔 우량 기업이다.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STX팬오션도 마찬가지다. STX팬오션은 최대주주인 STX조선과 STX엔진이 40.7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 지난해 매출은 2조7924억원, 영업이익은 2595억원을 기록했다.
새해 공모시장 최대 화두인 증권선물거래소(KRX)와 생보사 상장도 투자자들의 관심거리다. KRX는 현재 주간사로 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구성한 컨소시엄을 선정해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생보사 상장도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 상장 자문위는 이르면 1월, 늦어도 3월께는 생보사 상장 관련 최종 보고서를 KRX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6월 이후 생보사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상장 요건을 충족한 생보사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 등 3곳이다.
이밖에 동국제약과 휠라코리아도 내년 코스피시장에 상장할 계획 중이고 동양강철도 재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알짜 기업도 줄줄이 상장 예정
새해 초부터 코스닥 시장은 공모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공모주 시장 첫 주자는 켐트로닉스다. 이 회사는 주력사업 분야가 전자와 화학으로 나뉘어 있다는 점에서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치과 관련 업체인 오스코텍과 오스템임플란트도 공모를 기다리고 있다.
새해 초 가장 공모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기업은 애경그룹의 사내 벤처기업인 네오팜이다. 이 회사는 아토피 피부질환 치료 화장품 등 화장품 제조업체로 애경그룹 18개 계열사 중 애경유화에 이어 두번째로 주식시장에 상장된다.
이밖에 대전 지역 벤처기업 이엘코리아와 충북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있는 바이오톡스텍은 각각 4월과 10월에 상장이 예정돼 있다.
1인칭 슈팅게임인 ‘스페셜포스’ 제작사인 드래곤플라이도 주목받는 상장 예정 기업이다.
■공모주 투자 대박 기대는 금물
지난해 공모주 투자 특징은 ‘신규상장=주가급등’이라는 공식이 깨졌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상장되기만 하면 주가가 급등하는 ‘상장 프리미엄’이 지난해보다 더욱 크게 줄어 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 각각 신규로 상장된 종목들은 상장이후 투자수익률이 평균 마이너스 10%대 이상 떨어졌다.
코스피시장에 신규상장된 9개 종목은 평균 12.38%가 하락했다. 이 중 미래에셋증권과 온미디어만이 각각 14.50%와 15.51% 올랐을 뿐 나머지 7개 종목은 마이너스 5%에서 마이너스 35%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53개 종목이 새로 상장됐는데 이들 종목들은 평균 마이너스 10.04% 하락했다. 이 가운데 젠트로 110.87%, 제이브이엠 110.86%, 트라이콤 76.87%, 팬엔터테인먼트 56.18%, 한국전자금융 51.52%, 사이버패스 49.03%, 넥스턴 47.45%, 에이치앤티 41.38%, 지오텔 39.77%, 오엘케이 27.63%, 팅크웨어 23.65%, 포인트아이 18.93%, 평산 8.41% 등 13개 종목만이 주가가 올랐다.
증권업계는 이같은 현상을 기업의 펀더멘털과 실적에 따른 주가 차별화 현상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해에도 기업 실적에 바탕을 둔 주가 차별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투자가 ‘대박’이라는 시대는 지났다”며 “공모주 투자도 이제는 단순 기대감보다는 기업의 성장 가치를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모주 어떻게 투자하나
전문가들은 공모주들이 상장된 직후 단기고점을 형성한다며 이 때 주식을 처분하고 1∼2개월 후 보호예수가 해제될 때 주식을 매입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신규로 상장된 코스닥 종목들 분석해 보면 상장개시일 첫날 평균 상승률은 공모가 대비 40.8%였으며, 상장 다음날에는 41.7%으로 집계됐다. 상장이후 3일부터 하락세로 전환, 1개월 후 보호 예수 물량이 해제되는 시점에는 10% 수준으로 상승폭이 좁아졌다.
이에 따라 공모주를 배정받았을 때도 현재까지 보유하는 것보다 상장 당일 매도하는 것이 수익률면에서 훨씬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상장직후 주가가 높은 것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이고 긍정적 기대감이 주가를 과도하게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다”며 “매도 가능한 주식이 개인 공모 배정과 구주주 물량 등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신규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단기급등하는 경우가 많아 무리하게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이익실현을 하는 게 낫다”며 “신규 상장 종목 투자는 1∼2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시점을 전후해 펀더멘털이 양호한 종목들을 선별매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한양증권 김연우 연구원도 “성장가치가 높고 실적이 좋은 기업을 골라 공모주를 신청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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