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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통합계좌 개설 허용” 권 부총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5.18 22:20

수정 2014.11.05 15:25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채권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통합계좌 개설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권 부총리는 현지 시간으로 17일 런던의 그레이트이스턴 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올 4·4분기부터 외국인이 자기 명의 계좌를 따로 개설하지 않고 통합계좌를 통해 원화 채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통합계좌는 국제예탁결제기구(ICSD) 등이 고객인 외국인 투자자를 위해 투자 대상국에 자기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고객의 자금 등을 관리해주는 계좌를 말한다. 지금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유가증권에 투자를 하려면 일일이 외국환 은행에 본인 명의의 계좌를 개설해야 했다.

지난 1월말을 기준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투자비율은 35.5%에 달하지만 채권시장의 외국인 투자비율은 0.7%에 불과하다.
재경부에 따르면 통합계좌의 허용을 통해 국내 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고 아시아 역내 예약결제기구를 설립할 때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설명회에는 국제적인 금융도시인 런던 금융가 시티에서 일하는 한국투자자, 영국 언론사 기자 등 150여명이 참석해 한국 경제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한국 부동산 시장의 투자 가치, 한국 시장의 유동성 등에 대해 질문했다.

권 부총리는 “한국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세금·금융 정책을 통한 투기 억제, 부동산 거래 투명성 증진, 주택 공급 확대, 저소득층 임대주택 공급 등을 다양하게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동성 문제에 대해 “유동성 증가율이 지난해 7%에서 금년 들어 11%로 높아져 주시하고 있다”면서 “유동성 과잉은 은행의 단기 차입과 외화 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부총리는 6월 중순 발표 예정인 ‘제2단계 기업환경 개선 종합대책’의 하나로 수도권 외국인투자기업의 공장 신·증설 허용기간을 2007년 말로부터 2010년 이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관리지역 내에서는 소규모 공장 설립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지역 특성을 고려해 필요한 경우에만 도시계획 조례를 통해 제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권 부총리는 한국경제 설명회에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의 편집진과의 간담회를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관련해 미국의 요청을 받지 않았지만 협상 내용이 상호 연계돼 있어 추가 양보를 위한 재협상은 양국 간의 이익 균형을 깨뜨리게 되므로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론스타의 위법 여부에 대해 “사실 및 법률 관계에 대해 법원에서 심의하고 있다”면서 “반외자정서와는 무관하다”고 권 부총리는 강조했다.


한편 권 부총리는 이날 저녁 아시아하우스를 방문해 영국의 저명인사 40여명이 참석한 만찬에서 한국과 영국의 협력 강화를 주제로 연설했다.

/hjkim@fnnews.com 김홍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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