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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동작소방서 김철주 소방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1.08 18:29

수정 2014.11.04 20:06



“구조하는 순간 정말 보람을 느끼죠.”

서울 동작소방서 김철주 소방령(55)은 일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흐뭇한 순간을 이렇게 전하면서 사고는 애시당초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소방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디뎌 32년 동안 소방안전이라는 한길을 걷고 있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9일 제45회 소방의 날을 맞아 대통령표창을 받게 됐다.

그는 삼풍백화점 붕괴, 청량리시장 화재, 대왕코너 화재 등 재난 현장에는 어김없이 나타나 많은 인명을 구조했지만 지난 삼풍백화점 붕괴 때의 아픈 기억을 아직까지 잊지 못한다고 했다.

“사고 현장에서 ‘살려달라’는 외침을 어렴풋이 들었는데 다음의 외침소리가 없는 겁니다.
” 그는 즉시 탐지견을 데리고 콘크리트더미 속에 묻힌 사고자를 간신히 찾아 구조했으나 병원 호송 3시간 만에 숨졌다고 회상했다. 김 소방령은 이때 2차 붕괴위험이 제일 높은 지하층 구조를 담당, 15명의 인명을 구조해냈다.

“구조한 사고자들이 건강과 안전을 되찾으면 보람을 느끼지만 이처럼 숨지면 허무하고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맡고 있는 소방방재업무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예방이 튼튼하면 인명피해도, 구조도 필요없는 거 아니냐’는 것이 그의 지론이기도 하다. “예방이 최고입니다. 예방만 잘하면 사고도 안나고 (소방대원들은) 별로 할일이 없거든요.”

그래서 그는 직원들과 함께 관내 식당·주점 등 다중이용업소와 각 가정을 중심으로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재난대비태세를 모든 국민이 확립하는 길이 최상의 안전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공직 대부분을 일선 현장에서 보낸 김 소방령은 소방행정 개선과 소방활동대책에서도 남다른 역량을 보여줬다.

해상구조를 위해 떠있는 수난구조정이 불규칙한 한강 수심으로 신속출동이 어렵게 되자 개선대책을 세워 출동장애를 제거했고 순간진화기를 강남구청과 협조, 예산지원을 받아 관내 화재진압률을 높이기도 했다.

그는 소방공무원의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교육과 시민의 안전교육 또한 자신이 해야 할 몫으로 여기고 있다.

김 소방령은 화재·구조·구급 등 현장활동 때 대원의 안전사고 교육은 시간날 때마다 수시로 실시한다. 때문에 대원들로부터 너무 고지식하고 인기없는 ‘고참’으로 통하기도 한다. 다중업소 관계자 교육 역시 그가 담당한다.
그는 현장출동이 없을 때는 시민의 안전의식을 높이기에 여념이 없다. 지금까지 다중이용업소 관계자 교육만 2만5000개 업소 5만명에게 실시했다.
이같은 그의 역량은 재난사고 대응체제를 마련하는 역량으로 이어지고 있다.

/dikim@fnnews.com 김두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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