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웰컴! 이소연, 국제우주정거장은 어떤 곳?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30 12:33

수정 2014.11.07 09:43


<사진은 지난 28일 정과부 화상>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80년대 어린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이 주제가로 시작되는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를 기억한다. 이때만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주에서 살 수 있는 미래를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우리도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그 첫 시도로 4월 9일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우주로 향한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으로 선발된 이소연씨가 러시아 우주선인 소유즈호를 타고 도착할 곳은 국제우주정거장(ISS). 이 씨는 이곳에서 10여일간 머물며 18가지 과학실험과 우주임무를 수행한다.


지난 1월 29일 탄생 10주년을 맞이한 ISS는 1998년 수명을 다한 미르 우주정거장의 뒤를 이어 만들기 시작했다. ISS은 로켓에 실려 발사된 다양한 장치들이 우주공간에서 조립되고 있다. 오는 2010년 완공을 목표로 세계 16개국이 약 40조원을 들여 만들고있는 국제우주정거장을 이씨보다 먼저 떠나보자.

■우주정거장, 37년전 첫 선

우주정거장은 우주공간에서 인간이 체류하며 우주과학 및 우주활용을 연구할 수 있는 곳이다. 또 장거리 우주비행의 전초기지 역할도 한다. 화성탐사 등 우주탐사 계획에 있어 중간기착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장거리 비행에 필요한 막대한 물자를 가져다 놓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며 우주선이 고장나면 이곳에서 수리도 할 수 있다.

인류 최초의 우주정거장은 지난 1971년 발사한 러시아의 살류트(Salyut)다. 살류트는 1971년 4월에 발사돼 유인 우주선인 소유즈 10호와 결합해 우주정거장을 형성했다. 이곳에선 총 22명의 승무원이 1600여회의 각종 실험과 관찰 임무를 수행했다. 살류트는 인간이 우주에서 장기간 체류하며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2년후인 1973년 미국도 우주정거장 스카이랩(Skylab)을 쏘아올렸다. 스카이랩은 무중력 상태에서의 인간 활동에 대한 각종 실험과 지구 및 우주관측 임무를 수행했다. 발사 초기 태양전지판에 이상이 생겨 우주인이 우주공간에서 수리작업을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스카이랩은 1980년 임무를 마치고 인도양으로 낙하했다.

세번째 우주정거장은 아직 우리 기억속에 생생한 러시아 우주정거장 미르(MIr)다. 1986년 2월 발사된 미르는 총 길이가 13m에 달하고 지름이 4.2m, 무게는 21톤이나 되는 대형 구조물이다. 이곳에선 러시아의 발레리 폴랴코프가 438일을 체류하며 인간의 우주 장기체류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미르는 2001년 3월 23일 남태평양 상공으로 낙하했다.

■국제공동프로젝트 ISS는 ‘미완성’

ISS는 지난 1998년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의 우주기구가 공동 건설에 합의하며 건설이 시작됐다. 이들이 공동 개발에 나선 것은 한 나라가 독자 추진하기에는 필요 예산이 너무 컸기 때문. 오는 2010년 ISS가 완공되면 7명의 우주인이 상주하며 각종 우주실험에 참여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ISS 개발에 참여하지 않았다.

ISS는 지난 1998년 러시아가 첫번째 모듈인 자리야(Zarya) 모듈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프로톤 3단 로켓에 실어 쏘아올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자리야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자금 지원을 받아 러시아 후루니체프 연구생산우주센터가 조립해 발사했다. 길이는 12.56m, 무게는 20톤 가량이다.

같은해 미국은 우주왕복선 엔데버호에 유니티(Unity) 모듈을 실어 쏘아올렸다. 이 알루미늄 모듈은 미국 보잉사에 의해 제작됐으며 6개의 도킹 포트를 갖고있다. 1개의 도킹 포트는 자리야와 영구히 연결돼있고 나머지 5개가 다른 모듈과의 연결에 쓰인다. 유니티 모듈은 우주정거장에 필요한 생명 유지 장치, 전력 시스템 등을 갖고있다. 이 모듈엔 5만개 이상의 기계장치가 설치돼 있으며 액체와 가스를 옮기는 216개의 선로와 길이가 10㎞나 되는 전기케이블이 안팎으로 연결돼있다.

세 번 째로 발사돼 ISS를 구성하는 모듈은 즈베즈다(Zvezda). 바로 이소연씨가 먹고 자고 생활할 곳이 즈베즈다 모듈이다.

즈베즈다는 미르 우주정거장의 중심 모듈과 같은 디자인이며 원래는 미르 2 우주정거장의 건설을 목적으로 개발됐으나 구소련의 붕괴로 계획이 변경돼 ISS에 장착됐다.

즈베즈다 모듈은 생명지원시스템이 갖춰져있어 우주인이 먹고 자고 쉬며 용변도 볼 수 있는 생활공간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데이터 작업시스템과 통신시스템이 있어 작업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또 비행제어시스템과 추진시스템이 있어 ISS의 궤도조정 및 자세제어 임무도 수행한다.

이밖에도 ISS엔 미국의 내부 실험실 모듈인 데스티니(Destiny)와 캐나다의 로봇팔인 캐나다암(Canadarm2)도 있으며 일본이 지난 11일 발사한 키보(Kibo) 모듈도 장착될 예정이다.

ISS는 오는 2010년이면 길이 108m, 폭74m, 높이 45m, 무게 460톤의 위용을 드러낸다.

■즈베즈다 모듈 ‘웰컴, 이소연!’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가 생활하게 될 즈베즈다 모듈은 직육면체 모양으로 사방에 수납을 위한 공간이 있으며 벽면에는 번호로 방향을 구분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지구 중력에 익숙했던 우주인들이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착각과 혼란에 빠질 수 있어서다.

또 사방의 벽면은 우리가 찍찍이라고 부르는 ‘벨크로’로 처리돼 있다. 물건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는것을 막기 위해서다.

즈베즈다의 벨크로 뒤에는 우주인들의 생명유지장치들이 있다. 가장 중요한 공기정화공급장치는 물을 분해해 우주인에게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수집해 우주공간에 버린다. 또 20여종의 냄세 제거 필터도 있어 음식냄새도 없애준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물 공급 장치다. 우주로 물을 계속 실어나를 수 없기 때문에 철저히 재활용된다. 이 장치는 샤워에 사용한 물은 물론 우주인이 호흡하는 동안 공기중에 배출한 수분도 모아 재활용한다. 그래서 우주인들이 마시는 물은 서로의 몸을 한 번 씩 거친 물일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도 즈베즈다 모듈엔 우주식을 간편하게 데울 수 있는 스토브가 있으며 바닥에는 진공청소기 역할을 하는 팬도 있다.

마지막으로 특기할 만한 것은 화장실. 즈베즈다의 화장실은 순식간에 배설물을 빨아들여 탈수시킨 후 따로 저장한다.
소변의 경우 우주인은 남녀를 불문하고 깔때기 모양의 전용 소변기로 서서 해결해야 한다./economist@fnnews.com이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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