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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226초뒤 대기권 이탈..“여기는 우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4.07 22:21

수정 2014.11.07 09:14



【바이코누르(카자흐스탄)=이재원기자】 "10… 8… 5… 4… 2." 한국 최초 우주인을 싣고 우주로 향하는 러시아 우주선 소유스호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소유스호가 발사되는 2008년 4월 8일 오후 8시16분27초(이하 한국시간)는 우리나라가 세계 35번째 우주인을 배출하는 날로 기록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7번째 여성우주인 배출국으로도 등극되는 등 대한민국 우주개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대한민국 꿈을 안고 왔다

7일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내 우주인호텔에서 만난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하면 '우주로 향한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의 꿈을 안고 이곳에 왔다'고 말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발사를 하루 앞둔 심경을 묻자 이씨는 "우주로 가기까지 단 하루만 남았지만 아직까지 기분을 잘 모르겠다"면서 "내일이 되면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모스크바 근교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받은 1년간의 훈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무중력 훈련을 꼽았다. 그는 "무중력 훈련은 시간은 짧았지만 지구와 전혀 다른 우주의 환경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면서 "내일이면 진짜 우주로 가서 무중력을 마음껏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오는 19일 카자흐스탄 초원으로 귀환한 뒤 국민들에게 보낼 메시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 모두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앞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남북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며 "이번 우주비행을 보며 북한 어린이들도 꿈과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사막의 흰 태양' 관람

이씨는 이날 바이코누르에서 최종 탑승훈련과 유리 가가린 노트 서명식, 우주인의 길 기념식수 등 공식행사로 바쁜 일정을 보냈다.

이씨는 이날 저녁 러시아 우주인들과 함께 '우주인 영화'로 불리는 '사막 위의 흰 태양'(벨로에 손체 푸스트니)을 관람했다. 1961년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호를 타고 우주로 떠나기 전날 관람한 서부영화 사막 위의 흰 태양을 관람하는 것은 바이코누르에서 출발하는 모든 우주인이 의무처럼 거쳐 가는 전통이다.

■226초 후에 대기권 벗어나

발사일인 8일 오전 10시에는 발사장으로 향하는 '우주인 출정식'이 열린다. 이씨는 호텔을 떠나기 전 전통에 따라 본인이 묵었던 방의 문에 서명을 한 뒤 러시아 정교회 신부로부터 축복을 받는다.

우주인 출정식을 마친 우주인들은 바이코누르 발사기지로 이동해 우주복 '소콜'을 착용한다. 우주복 착용이 끝나면 가족과 만남의 시간을 갖고 '우주인 보고식'에 참석한다.

소유스호에 탑승한 이 씨는 한국시간으로 8시16분27초에 우주로 향한다. 소유스 우주선은 불꽃을 뿜으며 하늘로 오른 후 113초 후 비상탈출 시스템 엔진을 분리하고 118초 후엔 4개의 1단 보조로켓들을 분리한다.

이때 고도는 49㎞. 그리고 226초 후 대기권을 벗어나며 287초 후 2단 로켓과 528초 후 3단 로켓을 각각 분리한다. 이때 고도는 202㎞, 속도는 초속 1500m 수준이다.

로켓 엔진들을 다 떼어낸 소유스 우주선은 자체 엔진을 점화해 점점 고도를 높인다. 그리고 소유스 우주선은 90분 주기로 이틀간 33회가량 지구를 선회하다 350㎞ 상공에서 ISS와 도킹한다.


■초파리 노화과정 실험

이씨는 발사 이틀 뒤인 10일 소유스 우주선이 ISS와 도킹한 직후 바로 지상 임무통제센터(MCC)와 화상 연결을 통해 예비우주인 고산씨와 교신을 시도한다.

이씨는 8일간 ISS에서 초파리의 노화과정 등 18개 우주과학 실험과 한국 학생들과의 무선 교신, 한국을 알리는 각종 퍼포먼스를 펼치는 등 우주인의 임무를 마친 후 9일 미국 여성 우주인 페기 윗슨, 러시아 우주인 유리 말렌첸코와 함께 카자흐스탄 초원지대로 귀환한다.


귀환 후에는 모스크바 가가린 우주인훈련센터 병원에서 머물며 회복 치료를 받게 되며 28일께 귀국해 '국제 유인 우주기술 심포지엄'에 참석하는 등 우주인 임무완수를 보고할 예정이다.

/economis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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