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서비스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현재 의료관광산업은 세계적으로도 열리는 시장 중 하나다. 블루크로스 블루쉴드 소속 CGH 데이비드 부셔 사장은 “2∼3년 전만 해도 의료관광사업은 그리 큰 사업이 아니었다”며 “하지만 현재 의료관광사업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검색만 해도 수백의 에이전트 숫자가 뜨는 엄청난 산업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파트너스 인터내셔널 메디컬 서비스(PIMS) 제이 파이퍼 사장도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는 미국인이 10년 동안 2배인 2006년 40만명으로 늘었다”며 “특히 이들 대부분이 병원비가 비싼 미국에서 태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의료서비스산업 경쟁력 충분하다
일단 아시아지역에서는 한국의 의료수준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중국에서 성형외과 등 일부 과에 한해 한국의료기관의 경쟁력은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상하이 동광병원 존 양 총괄 본부장은 “예치과, 동양성형외과 등이 중국에서 성공한 병원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 다른 지역에서도 한국을 방문해 본 사람은 우리나라 의료수준이 높다는 사실에 대해 깜짝 놀라는 분위기다.
블루크로스 블루쉴드 소속 CGH 데이비드 부셔 사장은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에 있는 국립암센터, 세브란스병원 등 5군데 병원 등 돌아보며 환자가 존중과 깊은 관심 속에 치료를 받는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헬스케어 미디어 마케팅 전문회사 EMMI는 미국의 환자를 한국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 회사 엘머 앤더슨 사장은 “한국은 성형수술, 외과수술 실력이 탁월하며 숙박시설이나 중환자실 수준도 훌륭하다”며 “같은 수준이라면 비교적 저렴한 한국의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보험업체와 미국의 보험이 연계될 수 있는 방안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어떤 점이 부족한가
하지만 국내 병원들은 아직 해외환자를 받아들이기에 부족한 점들이 많다. 일단 국제수준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에서 국제인증인 JCI인증을 받은 병원은 세브란스병원밖에 없다.
싱가포르 파크웨이헬스 그룹 댄 스나이더 부사장은 “국제적인 인증인 JCI를 받는데 노력해야 한다”며 “세계 첨단의 의료 기관으로 인정받는데 필요한 하나의 입장권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의 의료진들이 영어실력이 뛰어나지 못하다는 것도 문제로 제기됐다.
엘머 앤더슨은 “홍보책자도 영어로 번역되지 않고 한국어로만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한국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잘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에 진출하는 의료기관에 대해 존 양 본부장은 “우선 사전에 철저하고 충분한 사전 준비는 필수적”이라며 “믿을 만한 파트너를 찾아 정부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 밖에도 의료관광 산업을 육성하려면 수술 등의 일반 진료뿐만 아니라 스파 클리닉이나 전통 대체 의학도 동반돼야 한다”며 “의료관광과 관련한 안내청이나 호텔, 음식점, 교통수단 등 의료관광을 지원하는 연계시스템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어떤 노력하나
정부는 의료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데는 동의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사업국 국제관광과 우미형 사무관은 “우리나라 서비스 수지 적자가 180억달러에 달하지만 이 중 관광수지 적자만 100억달러에 달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문화부에서는 고부가가치 관광서비스가 필요한데 이를 의료관광서비스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료관광 육성을 위해서 문화부는 의료관광센터 설립, 의료관광 활성화 비자 제도 개선(비자제출 첨부자료 간소화), 체류기간 연장을 계획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발표에서는 의료관광선진화 방안을 지난 4월 25일 발표했으며 문화부에서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서 의료관광진흥에 해외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향후 의료관광활성화를 위해 관광브로셔를 배포하며 의료관광 콘퍼런스의 취지로 해외의료관광설명회를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다. 오는 7월에는 일본, 이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설명회를 계획 중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해외마케팅지원팀 이영호 팀장은 “국제인증을 받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므로 굳이 JCI인증을 받지 않더라도 다른 국제인증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양대의 류마티스과, 국립병원의 간이식 등 국내 의료 중 뛰어난 부분을 찾아 적극적으로 홍보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사진설명=22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랜드 볼룸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이 제이 파이퍼 파트너스 인터내셔널 메디컬 서비스(PIMS) LLC 대표이사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김범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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