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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프리보드 IR클리닉에선 무슨 일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4.05 16:23

수정 2009.04.05 16:23



“지금 25분이나 설명을 하셨는데 내용이 너무 많아요, 줄이세요. 이번 IR의 목적은 21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유치가 목적인데 지금 발표하신 것은 연구개발과제용으로 만드신 것 같네요. 맞죠? 설명자료 많이 손보셔야 합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프리보드 IR클리닉’에 참석한 자동차 내연기관 흡기제어장치 업체인 신한테크의 곽상신 대표가 발표를 마치자 네오플럭스 맹두진 부장의 칼날같은 지적이 돌아왔다.

프리보드 IR클리닉은 기업설명회에 익숙치 않은 프리보드 기업들이 투자유치를 위한 기관투자자 설명회를 앞두고 벤처기업 투자심사역이 1:1 맞춤 과외를 해주는 행사다. 기술력에서는 남부럽지 않다고 자부하던 중소기업 CEO들이지만 IR프리젠테이션에서는 전문가의 날카로운 지적에 선생님앞의 어린아이들처럼 열심히 받아적기에 여념이 없다.

“기관투자자들은 내가 이 회사에 돈을 투자해서 얼마나 벌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해요. 사장님이 스스로 제3자가 되어서 내가 우리회사에 투자한다면 무엇이 궁금할지, 뭐가 불만스러울지 생각해보세요. 2012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시작되는데 그럼 그 전에는 뭘로 먹고 살건지, 이번 투자금액으로 그때까지 버틸 수 있는건지 아니면 추가 투자가 필요한지 그런 부분을 말씀하셔야죠.” 맹부장의 공격은 계속됐다.


“전문 업체에다가 컨설팅을 맡겨서 한 건데...”라고 말끝을 흐리는 곽 대표의 답변에 맹 부장은 “IR전문 업체들은 경영쪽 베이스로 접근하는데 중소기업들의 기술에 대해서는 회사만큼 알지 못한다”면서 “아직 제품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판매계획을 적는 것은 큰 의미가 없으니 우리 기술력이 얼마나 좋은지에만 포커스를 맞추라”고 주문했다.

옆 강의실에서는 LB인베스트먼트 구중회 이사가 디씨아이 박원국 대표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매출 실적을 많이 나열하셨는데 주요 매출과 조달 부문과 민간 부문으로 나눠서 한눈에 보기 좋게 분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 구 이사는 “경쟁사 분석이 잘 되어 있기는 하지만 시장 규모에 대한 근거 자료가 없고 상대 회사에 대한 구체적 수치가 부족하다”면서 전자공시시스템(Dart)를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구 이사는 “매출이 지난해까지 거의 오르지 않다가 향후 3년간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제시하셨는데 왜 매출이 급속도로 증가할 건지에 대한 질문이 들어올테니 이를 준비해주시고 부채가 거의 없으신데 이런 부분은 적극 강조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주주회사들에 대한 질문이 있을수도 있으니 간략하게 주주 구성을 설명하면서 언급하는 편이 낫다”고 제안했다.

기술 중심의 중소기업에 대해 맹 부장과 구 이사가 모두 공통적으로 지적한 점은 벤처캐피탈의 투자역들은 기술전문가 출신이 대다수이니 회사의 보유 기술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공개하라는 것.

구 이사는 “심사역의 70% 이상이 엔지니어이므로 사장님이 설명하시면 바로 알아듣습니다.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IR이 아니니까 자세하게 기술에 대해 설명하세요”라고 조언했고 맹 부장은 “기업에 대한 투자가 진행될때는 기술에 대한 검토도 진행되므로 우리의 기술진이 어떠한지, 또 어디서 인증받은 기술인지 밝히고 기술개발시 파급효과 등도 언급하라”고 권했다.

이들 프리보드 기업들은 금융투자협회와 테크노파크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21일 2009년 제1차 프리보드 투자설명회에 참석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게 된다.


/mchan@fnnews.com 한민정기자

■사진설명=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된 프리보드 IR클리닉에서 디씨아이의 박원국 대표가 LB인베스트먼트의 구중회 이사와 심사역들 앞에서 모의 IR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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