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결핵 환자 발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30개) 가운데 1위다. 지난해 결핵 환자는 약 8만명으로 인구 10만명당 71.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요즘 결핵은 20∼30대 젊은층에서 많이 발병한다. 이는 직장 스트레스, 무리한 음식 조절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진 젊은층이 학교, 직장 등 집단생활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결핵은 공기로 감염된다.
결핵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결핵성 척추염’ 환자도 늘어 주의가 요구된다. 전체 결핵환자 가운데 약 10%는 결핵균이 근골격계를 침범하고 그 중 50%는 결핵성 척추염으로 진행된다. 결핵성 척추염은 초기 식욕부진, 피로, 미열 등의 전신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감기나 몸살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안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안성범 원장은 지난달 31일 “초기에는 감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증상을 자각하기 쉽지 않다”며 “하지만 증상이 진행되면서 염증부위에 심한 통증과 근육의 긴장 등이 나타나므로 이런 증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
■미열, 피로감에 허리 통증이 증상
결핵성 척추염은 결핵균이 피의 흐름을 따라 척추에 감염되어 생기는 질병이다. 주로 폐결핵에서 감염되어 흉추 부근에서 염증이 일어가는 경우가 많다. 결핵성 척추염은 만성적으로 천천히 진행되는데 척추를 침범한 균으로 인해 뼛속이 녹아내리면서 고름으로 가득 차고 척추체가 파괴되면서 결국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또 치료를 미루다가 농양 주머니가 척추 신경을 눌러 마비가 올 수도 있고 등이 굽는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주로 결핵균이 폐로부터 감염되는데 흉추는 척추관에 비해 척수가 좁고 뒤로 휘어있어 척수에 공급되는 혈류량이 부족해 흉추 신경이 손상을 입기 쉽다. 흉추 신경이 손상되면 하반신 마비로 이어지는데 결핵성 척추염 환자의 약 10∼30% 정도는 하반신 마비가 생긴다.
■대부분 약물 치료로 상태 호전
결핵성 척추염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X-레이 뿐만 아니라 자기공명촬영(MRI)을 통해 정밀 검진을 받아야 한다. 정밀검사를 통해 약 70∼80% 이상 질환을 판별할 수 있으며 다만 척추 염증, 종양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추가로 검사를 받을 수도 있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만 않는다면 후유증 없는 완치가 가능하다. 안 원장은 “질환초기에는 항 결핵 약물치료를 하면서 석고붕대로 고정하는 보존적 치료를 한다”며 “항결핵 약물치료에도 반응이 없을 경우에는 척추 유합술을 통해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수술 후에는 약 3∼4개월간 안정을 취해야 한다.
■불규칙한 생활 패턴, 다이어트 요인
결핵성 척추염은 결핵환자와 접촉했다고 모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접촉자의 30% 정도가 감염되며 이 중 10%가 발병한다.
특히 최근 20∼30대는 학교, 직장, PC방, 카페, 영화관처럼 인구 밀집도가 높은 곳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감염위험이 높다.
취업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 패턴,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저체중이 원인이 되어 결핵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식사, 운동 등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또 결핵을 치료 하는 약물은 간에서 대사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결핵에 걸렸다고 건강보조식품, 개소주 등을 먹게 되면 오히려 간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사진설명=안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안성범 원장(왼쪽)이 결핵성 척추염 환자에게 치료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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